은행예금 ‘진공청소기’ 한달새 20조 흡수

은행예금 ‘진공청소기’ 한달새 20조 흡수

입력 2010-11-08 00:00
수정 2010-11-0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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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예금이 갈 곳 못 찾는 시중자금을 강한 흡입력으로 빨아들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달 바닥을 친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예금 만기의 단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에서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조짐도 나타난다.

7일 한국은행과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저축성 예금 잔액은 9월 말보다 19조 1934억원 늘었다. 저축성 예금은 지난 5월 한달간 22조원 늘어난 뒤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다가 10월에 다시 불어났다. 저축성 예금에는 정기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고금리 월급 통장과 같은 저축예금이 포함된다. 실질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임에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시장의 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어 은행 자금 쏠림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최저 연 2%대로 떨어졌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75%로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 1년 만기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3.75%로 0.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도 1년 만기 ‘예스 큰기쁨 정기예금’ 금리를 연 3.75%로 0.05%포인트 인상했다. 그러나 예금 만기의 단기화와 국내 증시의 유동성 장세가 시중자금 흐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비자들이 1개월이나 6개월 등 만기가 짧은 예금이나 MMDA 등에 돈을 넣고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급격한 자금 이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금리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서면 시중자금이 채권에서 이탈해 주식 등의 위험자산으로 이동한다.”면서 “예금에만 몰리던 자금이 앞으로는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11-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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