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최고 601억, 법인 1조7천362억원국세청 자진신고 결과..미신고 탈루혐의 38명 세무조사

국세청이 지난 6월 10억원 이상 해외금융계좌에 대해 첫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개인 211명, 법인 314개사가 5천231개 계좌에 11조4천819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평균 계좌보유액은 46억원, 법인은 335억원이었으며 가장 돈을 많이 예금한 개인은 601억원, 법인은 1조7천362억원이었다. 이들 중에는 해외에서 활약중인 스포츠스타, 연예인, 재벌 총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기업자금, 국내 재산을 반출해 해외예금, 주식 등에 투자하고도 이자소득을 신고누락하고 해외금융계좌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자 38명을 색출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31일 국세청이 발표한 ‘해외금융계좌 신고결과’에 따르면 작년 해외계좌 잔액이 하루라도 10억원 이상이었다고 신고한 건수는 525건, 총 신고계좌는 5천231개였다.

개인의 경우 211명이 768개의 계좌를 신고했으며 신고금액은 모두 9천756억원이었다. 개인 평균 신고계좌는 3.6개며 최대 35개의 계좌를 보유한 사람도 있었다.

신고 전 국세청이 10억원 이상 계좌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한 2천명에게 개별안내문을 발송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 신고율은 10.1%에 그쳐 재산반출과정이 불투명한 납세자를 양성화하려는 당초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법인은 314개 법인이 4천463개 계좌, 10조5천63억원을 신고했다. 법인 평균 신고계좌는 14.2개이고 최다 계좌 보유법인은 389개였다.

국가별로 보면 개인 계좌는 미국이 408개, 금액으로 4천97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싱가포르(1천509억원, 48개), 일본(795억원, 63개), 홍콩(653억원, 59개), 캐나다(402억원, 68개)가 이었다.

법인은 상장기업 인수가 이뤄진 말레이시아(1조7천773억원)와 건설업체 진출이 활발한 아랍에미리트(1조4천448억원, 405개)가 금액과 계좌수가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1조2천339억원), 미국(7천917억원), 영국(6천758억원) 등도 눈에 띄었다.

예금주 비밀보호로 유명한 스위스에 계좌를 보유한 개인 2명, 법인 5곳의 9개 계좌 1천억원 가량이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금융계좌 유형은 예·적금이 전체의 95.7%를 차지했으며 주식은 2.4%, 기타 1.9%였다.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조세정보자료를 분석, 1차로 탈루혐의가 짙은 미신고 계좌 보유자 38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탈루 등 혐의가 드러나면 법정 최고한도의 과태료(미신고액의 5%, 내년은 10%)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들은 국내법인을 운영하면서 변칙 국제거래를 통해 해외비자금을 조성하거나 국내 탈루소득을 해외에 숨긴 24명, 자금원이 불투명한 자금을 외국으로 빼 해외 이자소득 등을 신고하지 않은 14명이다.

국세청은 또 기업탈세자금의 해외은닉을 통한 해외발생 소득 무신고업체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병행실시하고 해외자금원천이 불분명한 납세자는 자금출처 조사를 할 방침이다.

박윤준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성실신고를 유인하고 미신고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는 한편 엄정한 세무조사를 통해 ‘미신고 계좌는 언젠가 적발된다’는 인식을 꾸준히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