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의 악몽’ 환율ㆍ주가 역전 현상 재현되나

‘리먼의 악몽’ 환율ㆍ주가 역전 현상 재현되나

입력 2011-09-25 00:00
수정 2011-09-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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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론자 “환율 1,600원으로 치솟고 코스피는 1,200선 추락”

한국 금융시장이 리먼 브러더스 파산 때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자 2008년 당시보다 심각한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그때와 달리 위기를 해결할 수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공포심리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각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경기 부양자금을 공급했으나 지금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 금리도 워낙 낮아 추가로 인하하기 어렵다.

위험 징후가 급격히 악화하자 이런 추세라면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0원으로 치솟고 코스피는 1,200대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머잖아 환율과 주가 수치가 역전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하는 등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 환율ㆍ주가 높낮이 역전 악몽 재현되나

2008년 리먼 위기 당시 원ㆍ달러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코스피는 계속 추락했다. 결국, 환율이 주가보다 높아졌다. 당시 ‘환율이 주가였으면 차라리 낫겠다’는 탄식과 푸념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추세라면 환율과 주가가 자리를 바꾸는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년 전 환율과 주가의 높낮이 역전은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지 3주 뒤인 2008년 10월 8일 생겼다.

당시 환율은 1,395.00으로 올라섰고, 주가는 1,286.69를 기록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20일 환율이 1,497.00원, 주가는 948.69를 기록했을 때와 이듬해 3월 2일 환율이 1,570.30원 주가는 1,018.81원이었을 때 역전 폭이 컸다. 주가가 다시 환율을 추월한 것은 2009년 4월 말이었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25일 “지금과 같은 불안한 상황이 지속하면 환율이 연말까지 1천200원 선을 넘을 수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로 가면 충격이 훨씬 더 클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1천600원 선까지 치솟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 느긋하다. 국내 위험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총외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3천980억달러로 리먼 파산 당시 3천650억 달러보다 많지만, 단기외채는 1천500억달러로 리먼 파산 때 1천900억달러 보다 줄었다는 게 낙관론의 근거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 총액은 22일 현재 338조원, 비중은 30.29%로 리먼 파산 당시 272조원, 29.19%보다 높다. 채권시장의 외국인 잔고는 86조5천637억원으로 리먼 파산 당시의 54조3천350억원보다 훨씬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시장에서 최대 383억달러(한화 43조원)가 급속히 빠져나갈 수 있다고 최근 경고한 것은 한국 상황 등을 고려한 발언이다. 이 액수는 2008년 위기 당시 최대 유출액 119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리먼 사태 때보다 전반적으로 기업이익이 늘어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지만, 한국 금융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워낙 많다. 이 자금이 단기에 이탈하면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댐 붕괴’ 대비책은

그리스 채무불이행 선언이나 유럽 금융기관 파산이 현실화되면 한국 금융시장은 더욱 타격을 받는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그리스 디폴트 선언, 독일 의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부결, 프랑스 은행 파산 등 변수가 생기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금은 댐의 수압이 높아지는 과정이다. 결국에는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보유 외환은 지난달 말 현재 3천122억달러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1천억달러에 불과하다. 외환보유액 2천억달러는 심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당국이 달러를 시장에 풀어 외환보유액 규모를 낮출 수 있는 한계선이다.

3년 전 금융위기 당시에도 정부는 외환보유액 2천억달러 선을 지켰다. 이 선이 무너지면 당국의 방어능력을 의심하는 투기세력이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시 외환문제 해소책으로 동원한 한미 통화스와프 카드를 이번에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전에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6개월간 외화보유액 400억 달러를 소진했다. 이 때문에 단기외채 대비 외화보유액 여유분이 적어져 위기 때 환율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위기가 오면 환율의 일시적 급등을 외화보유액 소진으로 막기보다는 국내 은행들이 단기외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고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통화스와프와 같은 국제공조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위기의 본질은 리먼 사태 때와 비슷하고 해법도 있다.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인이 위험자산을 파는 점이 닮은꼴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은 정치 지도력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설득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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