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통화량 작년比 5.6%↑ 역대 평균 증가율의 5분의 1
‘선거 있는 해=물가 상승’ 공식이 올해는 완전히 빗나갈 것으로 보인다. 20년 만에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한꺼번에 열리는 만큼 물가가 들썩일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선거가 없던 해’보다도 오히려 상승률이 저조하다.
1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시중통화량(M2)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6% 증가했다. 대선과 총선이 겹친 역대 6개 연도의 시중통화량 평균 증가율은 31.5%다. 올해는 두 이벤트가 겹쳤는데도 역대 평균의 5분의1도 안 된 셈이다. 대선만 열린 해(평균 28.2%)와 총선만 있었던 해(평균 24.1%)와 비교해도 통화량 증가율이 저조하다. 선거가 없던 해의 평균치(23.1%)보다도 훨씬 낮다.
물가 상승률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따지면 1.6% 상승했다. 총선과 대선이 같이 열린 해의 평균 물가 상승률은 11.4%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 변수보다 미국의 저성장과 유럽의 마이너스 성장 등 대외 변수가 크게 작용했다.”면서 “전 세계적인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물가의 경우 지난해 상승률이 워낙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따지는 상승률 산정방식상 표면적인 숫자만 낮을 뿐, 실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2-12-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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