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의료소송 판례 분석
법원이 의료사고로 인한 소송 가운데 30% 정도는 의학적 관점에서 본 의료진 책임보다 완화된 판결을 내렸다는 연구 분석이 나왔다.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윤성철 비상임감정위원은 28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의료중재원 창립 2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감정이 의료분쟁 조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2000년 이후 국내 의료소송 판례 277건을 분석해 해당 소송의 최종 판결 내용과, 그 내용을 순전히 의학적 괌점에서 재평가한 감정 내용을 비교했다.
즉 해당 의료사고가 의학적 관점에서 얼마나 예방가능한 사고였는지를 예방분석지수로 산출하고 이를 판례 속 피고책임 제한비율과 비교한 것이다. 두 수치 모두 100에 가까울수록 의료진의 과실이 아니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분석 결과 두 수치 중 하나가 51 이상인데 나머지 하나는 50 이하로 불일치하는 경우가 전체 소송의 30%를 차지했다.
이 중 대부분은 판례의 피고책임 제한비율이 예방분석지수보다 낮게 평가된 경우이며, 두 수치가 모두 51 이상이거나 50 이하인 나머지 70%의 사례 가운데에서도 예방분석지수가 더 높게 나온 경우가 많았다고 윤 위원은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차이는 판결시에 피고책임을 상당 부분 완화해주었다는 의미”라며 “피고책임 제한성에 대해 법률적·의학적 관점에서 좀 더 전문적인 심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분쟁,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밖에도 ‘의료분쟁의 특성과 조정기법’, ‘조정에서의 교착상태 해결방법’, ‘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갈등해결방안’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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