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88.4%·준비자 77.8% “경제적 여유 없다”

은퇴자 88.4%·준비자 77.8% “경제적 여유 없다”

입력 2014-10-27 00:00
수정 2014-10-27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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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개발원, 서울 등 수도권 성인 1000명 설문 조사

‘은퇴자의 현실과 은퇴준비자의 희망사항, 그 격차는 얼마나 될까.’

은퇴부부의 월 생활비 기대치는 은퇴 준비자가 은퇴자보다 20만원가량 더 많았다. 건강도 은퇴 준비자가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양측의 희망 수명(은퇴자 85.3세, 은퇴 준비자 84.5세)은 되레 은퇴자가 높았다. 향후 질병 발병 가능성에서는 은퇴자가 뇌졸중(20.0%)을, 은퇴준비자는 암(19.6%)을 첫 번째로 꼽았다. 수년째 우리나라의 사망 원인 1순위는 암이다. 거동을 불편하게 하는 뇌졸중에 대한 은퇴자의 두려움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인성 질환으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에는 은퇴자 48.9%, 은퇴 준비자 3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질병 치료비는 은퇴 준비자(3001만원)가 은퇴자(2604만원)보다 400만원가량 더 들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개발원이 최근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성인 1000명(은퇴자 60~75세, 은퇴준비자 39~59세)을 대상으로 조사해 26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부부 기준으로 은퇴자의 한 달 최소 생활비는 174만원(평균), 적정 생활비는 239만원으로 나타났다. 은퇴준비자는 20만원가량 더 많은 194만원(최소 생활비), 261만원(적정 생활비)으로 조사됐다.

노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은퇴자와 은퇴준비자 모두 ‘독립된 경제력’(은퇴자 41.3%, 은퇴준비자 46.5%)을 꼽았다. 그러나 알면서도 준비는 부실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은퇴자 88.4%, 은퇴 준비자 77.8%)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렇다 보니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는 대답(은퇴자 50.7%, 은퇴 준비자 52.1%)은 양측 모두 절반을 넘었다.

은퇴자의 실제 은퇴시점 연령은 61.3세였다. 은퇴 전 가구의 평균 월소득은 375만원, 은퇴 후 희망 월소득은 285만원이었다. 실제로 매월 지출하는 가족 생활비는 187만원(평균)으로 조사됐다.

은퇴자의 삶의 질은 대체적으로 낮았다. 경제적으로 ‘기본적 생활만 가능하다’는 응답이 56.4%, 은퇴 후 실제 생활비가 은퇴 전에 예상한 생활비와 비교할 때 ‘많이 든다’는 의견도 48.4%였다. 보유한 자산을 모두 써서 별다른 소득 없이 노후를 보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44.4%가 ‘그렇다’고 답했다. 은퇴자들은 노후 준비를 다시 한다면 40대에 준비하겠다는 응답(44.4%)이 가장 많았다.

은퇴준비자의 은퇴 예상 시기는 은퇴자보다 3.5세 많은 64.6세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삶의 예측에서 은퇴 준비자 4명 중 1명(25.0%)은 ‘불안하다’고 답했고, 5명 중 1명(20.8%)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 의견은 40대(21.7%), 연평균 수입 5000만원(25.1%) 초과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불안 의견은 50대(25.5%), 연평균 수입 3000만원 이하(34.8%)에서 많이 나왔다. 예상보다 오래 살아서 노후 소득이 부족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70.8%)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은퇴 후 자녀 부양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63.0%나 됐다. 특히 40대(65.2%)와 공무원·교사·군인 직업군(76.3%)에서 부담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은퇴 후 자녀 교육비가 6930만원, 자녀 결혼비는 1억 2438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생활의 최대 복병이 길어진 수명과 자녀 교육비, 결혼 비용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은퇴 준비의 황금기인 40, 50대가 자녀의 사교육비 지출로 본인의 노후 준비에 소홀하다”면서 “통계적으로 자녀 사교육비와 노후 준비는 반비례여서 이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4-10-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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