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임원인사 윤종규 KB금융회장
지난달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윤 회장은 30일 취임 후 첫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영업 역량이 검증된 내부 인사를 중용한 것이 두드러진다.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하되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달 취임식에서 “KB금융이 지니고 있는 성공 DNA를 일깨워 리딩뱅크의 자존심을 회복하자”고 일갈했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당초 새해 초에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 지주와 은행 경영진 54명에 대한 ‘원샷 인사’를 실시했다. 최근 계열사로 편입한 LIG손해보험을 포함해 12개 계열사 가운데 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국민은행 지역본부장 출신이 4명이나 된다.
KB투자증권 사장에는 전병조 KB투자증권 부사장이, KB저축은행 사장에는 김영만 국민은행 중부산지역본부장이 각각 발탁됐다. KB부동산신탁 사장은 정순일 호남남지역본부장, K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박충선 부천지역본부장, KB신용정보 사장은 오현철 여신본부 부행장이 각각 전진배치됐다. 신규 선임된 은행 본부 임원 16명 중에서도 11명이 지역본부장과 지점장 출신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영업력 회복을 강조한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이 철저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전산 교체’에서 촉발된 지주와 은행 간 갈등을 누그러뜨리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리스크 관리, 정보기술(IT), 홍보는 지주와 은행을 각각 분리하지 않고 한 사람이 겸임하도록 했다. 앞서 윤 회장은 그룹경영관리위원회도 신설했다. 주요 자회사 CEO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윤 회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동안 회장에게 결정권이 너무 집중돼 행장과의 갈등이 반복됐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윤 회장은 이를 ‘신(新)경영 운영체계’라고 표현한다. ‘KB 사태’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지주의 윤웅원 부사장과 은행의 박지우·백인기·홍완기·민영현 부행장은 31일 퇴임한다.
KB데이타시스템 사장에 김윤태 산업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이 내정된 것은 논란이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대구고 후배로 서강대 출신이기도 하다. 한때 기업은행 자회사 사장 하마평에 올랐다가 무산됐다. KB생명보험 사장과 국민은행 IT그룹 총괄 부행장에도 외부 출신인 신용길 전 교보생명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김기헌 전 삼성SDS 금융사업부 전문위원이 각각 영입됐다. LIG손보 사장은 아직 공석이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2014-12-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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