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라 ‘소난골 협상’ 기대… “혈세 더 투입되는 일 없어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이 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4월 24일 도래하는 4400억원 회사채 상환 문제로 머리가 무겁다”며 “대우조선 유동성을 어떻게 확보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인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 올해에만 약 1조원어치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 회장은 현대상선 유동성 위기 때 채택했던 다른 채권자의 손실 분담 방법, 2015년 6월 말 기준으로 시중은행이 여신 한도를 회복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예시로 들었다.
지난해 현대상선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채무 재조정에 합의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다. 채무 재조정은 통상 회사채 만기 유예, 금리 인하, 일부 출자전환 등으로 이뤄진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 대출 한도 등을 줄여 온 시중은행에 대해서는 “신규 자금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여신) 한도를 유지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의 인도가 계속 연기되고 있는 것도 대우조선의 자금난을 키우는 요인이다. 드릴십 인도가 지연되면서 1조원가량의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인도 협상이)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최근 유가가 많이 올라 협상이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면서 “국민 혈세가 더 투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7-02-09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