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런 통계론 고용대책 제대로 못 세운다

[사설] 이런 통계론 고용대책 제대로 못 세운다

입력 2012-05-25 00:00
수정 2012-05-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취업자란 670명의 조사원이 전국 3만 3000가구의 15세 이상 인구 약 7만 1000명을 대상으로 행한 표본조사에서 ‘매월 15일이 낀 1주일 동안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는 18시간 이상 일한 무급가족종사자나 질병, 일기 불순, 휴가 또는 연가, 노동쟁의 등의 사유로 일하지 못한 일시휴직자도 포함된다. 반면 실업자는 조사대상 기간에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일을 하지 못했으며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즉시 취업 가능한 사람을 일컫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은 65.9%, 고용률은 63.8%, 실업률은 거의 완전 고용에 가까운 3.1%다. 과연 국민도 그렇게 느낄까.

우리나라는 실업자로 등록해도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굳이 조사원에게 실업자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결과 이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진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에는 가사가 585만 4000명, 통학이 425만 4000명, 연로 및 심신장애가 205만 5000명, 육아가 146만 9000명, 그냥 쉼이 160만명, 취업 및 진학준비가 51만 8000명이다. 이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은 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른바 ‘취업 애로계층’이 179만 5000명이나 된다. 공식 실업자 73만 1000명보다 2.45배나 많다. 정부는 2010년 1월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첫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2009년도의 취업 애로 계층 수치를 한번 공개한 뒤 더 이상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는다. 정부에 불리한 수치를 공개해 봐야 득될 게 없다는 것이 비공개 사유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업자 증가 수치가 50만명을 돌파하자 ‘고용 대박’이라고 했다가 ‘개념 없는 장관’으로 빈축을 산 적이 있다. 햇살에 드러난 수치에 가려진 ‘그늘진 현실’, 취업 애로 계층의 고통을 망각했던 탓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공식 실업률 외에 보조지표까지 모두 공개한다. 그 결과 고용지표가 경제정책의 핵심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도 이젠 관료들만 돌려보는 보조지표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현실에 맞는 고용대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2012-05-2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