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체득의 한계/박홍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체득의 한계/박홍기 논설위원

입력 2011-04-13 00:00
수정 2011-04-1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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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는 여학생을 만났다. 지난달 11일 도쿄에서 동일본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을 겪었단다. 5년째 살면서도 그날처럼 무섭고 겁나고 두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한다. 지진이 다반사로 일어나지만 여느 때와는 달랐다는 것이다. 일본인 친구와 아파트에서 놀다가 라면을 끓이던 중 대지진을 맞았다.

매뉴얼대로 가스를 잠그고 잽싸게 식탁 밑에 몸을 숨겼다. 그런데 친구는 현관으로 달려가더니 문을 열어놓는 게 아닌가. 건물이 흔들려 현관문이 눌리거나 뒤틀어져 열 수 없게 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탈출구를 확보해 두기 위해서란다.

여학생은 고교 때도, 대학에서도 수시로 지진대피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소방서에서 실시하는 훈련 때엔 특수 차량에서 지진의 강도를 직접 체험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큰 지진을 맞닥뜨리니 먼저 당황하게 되더란다. 나름대로 지진 대피에는 익숙해졌다고 여겼는데도. 여학생은 말했다. “ 친구를 보니 몸에 밸 만큼 아직 훈련이 덜 된 것 같아요. 허둥댄 걸 보면.”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4-1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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