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漢字, 성차별…바꾸면 성범죄 줄어”

“16개 漢字, 성차별…바꾸면 성범죄 줄어”

입력 2010-01-21 00:00
수정 2010-01-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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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에서 통용되는 간자체 중 16개가 여성을 경시하는 성 차별적 요소를 담고 있다며 다른 글자로 대체하자는 이색 주장이 한 남성 변호사에 의해 제기돼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하이(上海)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예만톈(葉滿天)씨가 최근 인터넷에 ‘여성을 존중하지 않고 어린이들의 인생관을 오도하는 잘못된 16개 한자’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예씨가 여성 비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 한자는 오(娛),질(嫉),요(妖),기(妓),창(娼),간(奸),망(妄),표(女+票) 등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글자로,모두 ‘女’가 포함돼 있다.

 그는 “부정적이거나 혐오적 의미가 있는 이들 글자에는 한결같이 ‘女’가 포함돼 있어 나쁘고 혐오스러운 일은 여성과 연관이 있는 것처럼 오도할 뿐 아니라 글을 배우는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여성을 경시하는 의식을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중국의 ‘현대 한어 사전’은 ‘표(女+票)’를 ‘창기와 놀아나는 타락 행위’라고 정의하는 데 그 주체가 남성임에도 이 글자에 ‘女’가 포함돼 있어 오히려 여성이 문제인 것으로 여기게 한다는 것.

 특히 이 글자는 ‘女’가 돈을 의미하는 ‘票’와 합성돼 만들어진 글자로 처음 한자를 익히는 학생들에게 ‘돈을 주면 여성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꼴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따라서 이 글자는 마땅히 ‘두사람 인’ 변에 부(不)를 합성한 글자로 대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럴 경우 한 눈에도 ‘두 사람이 사회에서 허용하지 않는 행위를 한다’로 해석될 수 있어 청소년들이 글자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행위가 나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예씨는 같은 이유로 ‘간(奸)’ 역시 ‘女’ 대신에 ‘개사슴 록’ 변을 사용,‘금수가 하는 행위’라는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그는 “이 글자만 바꿔도 중국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범죄의 20%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2004년 ‘주안’과 ‘촨’으로 발음되는 ‘傳’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부르는데 불편해하자 개명을 불허하는 공안당국과의 법정 싸움 끝에 ‘예수촨(葉書傳)’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지금의 예만텐으로 바꿔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때부터 한자의 조자(造字)에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예씨는 현지 매체인 신민만보(新民晩報)와 인터뷰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관계 당국에 ‘문제 한자’를 바꿔달라고 정식 건의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누리꾼 대부분은 “고대 남존여비 사상의 영향으로 부정적인 글자에 ‘女’가 포함된 것은 확실히 문제”라면서도 “글자를 바꾼다고 여성 경시 행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며 글자 대체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은 “교육부도 지난해 51개의 이체자와 획순이 잘못된 44개 글자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느냐”며 “일리가 있는 주장으로,글자 대체 운동을 벌이자”고 예씨의 주장에 동조했다.

 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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