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치는 가오리방쯔”

“뒤통수 치는 가오리방쯔”

입력 2012-06-20 00:00
수정 2012-06-20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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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 한국인 비하 발언 파문

타이완의 제2대 재벌인 궈타이밍(郭台銘) 훙하이(鴻海)그룹 회장의 한국인 비하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훙하이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하도급 생산하는 세계 최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팍스콘의 모기업으로 최근 일본 샤프전자의 최대주주 자리까지 꿰차면서 삼성전자와의 전면전을 선포해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경쟁관계 원인 인듯

궈 회장은 지난 18일 타이완 신베이(新北)시 본사에서 훙하이그룹 주주총회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타이완과 일본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중국과 일본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사들여 일본과 공동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본인의 집행력과 소통력을 존경한다.”면서 “일본인들은 면전에서 싫다고 말할지라도 뒤통수를 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오리방쯔(高麗棒子·고려몽둥이놈들이란 뜻으로 한국인을 비하하는 말)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년 전 한국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수교 단절 통보를 받은 뒤 아직까지도 사그라지지 않고 타이완 전역에 팽배한 반한(反韓) 감정 탓도 없지 않지만 훙하이가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훙하이그룹 계열의 히타치액정디스플레이와 샤프, 그리고 CMI의 전 세계 LCD패널 시장 점유율 합계는 23% 수준으로 각각 점유율 25~26%선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이나 LG처럼 대표 브랜드가 없어 세계 시장 진출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타이완 기업들은 훙하이처럼 어려움에 처한 일본의 대표 브랜드 지분 인수를 통해 구조적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日기업과 손잡고 한국기업 타도

궈 회장은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샤프의 지분 추가 매입 의사를 밝히면서 “샤프전자와의 합작을 통해 한국의 삼성을 타도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앞서 지난 3월 샤프와 소니의 패널 합작사인 사카이 LCD 공장 지분 절반가량을 확보하면서도 “사카이공장의 첨단 기술이 삼성전자보다 낫다. 샤프와의 협력을 통해 패널 해상도에서는 삼성전자를 이기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붙들고 늘어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6-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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