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韓 명예영사인데”… 켈리, 직위 남용

“나, 韓 명예영사인데”… 켈리, 직위 남용

입력 2012-11-15 00:00
수정 2012-11-1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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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쫓으려 외교적 보호권 주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연루된 섹스 스캔들의 ‘주연’으로 떠오른 질 켈리(37)가 한덕수 전 주미대사의 추천을 받아 한국의 ‘명예영사’로 임명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 전 대사는 지난 2월 사의를 표명하기 전 플로리다주를 관할하는 애틀랜타 한국총영사관 측에 켈리를 명예영사로 위촉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에 따라 총영사관 측은 절차를 거쳐 지난 9월쯤 켈리를 명예영사로 임명했다.

김희범 애틀랜타총영사는 14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한 전 대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기여한 공로를 감안해 켈리를 명예영사로 임명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임명 요건에는 하자가 없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총영사관의 명예영사 후보자 이력 검토와 면접, 외교부 장관의 결재, 미 국무부 서류 제출 등 임명을 위한 실무 절차를 모두 밟았다는 것이다.

김 총영사는 그러면서도 “대사가 콕 찍어서 임명을 지시한 건 흔치 않고 이례적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예영사는 대부분 연령대가 높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임명된다.”면서 “하지만 켈리는 나이가 37세로 젊고, 여자 명예영사도 내가 알기로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사는 당시 상황을 이와 다르게 설명했다. 주미대사 퇴임 이후 무역협회 회장에 선임된 한 전 대사는 “당시 한·미 FTA를 알리고자 미 전역을 돌아다닐 때 플로리다에서 켈리를 처음 만났다.”면서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말했다. 또 “켈리가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명예영사 위촉을 건의했고, 절차에 따라 임명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켈리가 명예영사 직위를 남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켈리는 91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외교적 보호권을 가지고 있음을 내세워 경찰로 하여금 자택 잔디에 들어온 취재진을 내보낼 것을 요구했다. 또 탬파베이온라인 등 탬파 지역 언론은 그녀 소유의 벤츠 차량에 ‘명예영사 1JK’라는 글이 새겨진 번호판이 부착돼 있는 것과 관련, “켈리가 특별 번호판을 달 자격이 있는지 또 그런 번호판이 존재하는지 확실치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12-1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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