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에 기대 난망…야스쿠니 참배 욕망 드러내”
전쟁 패전일을 맞은 일본이 여전히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음으로써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독일 신문이 비판했다.독일 일간지인 타게스슈피겔은 15일 ‘일본, 역사에 사로잡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가 일본의 침략 피해국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비판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68년 전 이날 히로히토 일왕이 항복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끝났지만, 이날은 일본에 곤혹스런 날이라고 지적하면서
올해 일본의 정치적인 입장은 이웃 국가들이 제시하는 역사의 사진을 거부하고 정권 자신의 사진을 내보이려고 애쓰는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 쪽으로 쏠려 있어 아베 정권 들어 우경화가 더욱 심해졌음을 비판했다.
신문은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반일 시위가 벌어지고 일본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 정부로부터 충분한 사죄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여성들이 일본 군인에게 강제로 위안부 노릇을 해야 했지만, 전쟁 범죄자의 손자인 아베는 위안부 문제를 상대적인 것으로 치부했으며 자신은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는 그의 역사 인식을 드러냈다.
신문은 또 일본이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켜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만주를 강점한 것에 대해 “역사적으로 침략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는 아베의 주장을 소개한 뒤 다나카 유키 히로시마 대학정치학과 교수가 이를 “헛소리”라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다나카 교수는 이 신문에 “구글만 검색해봐도 정의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은 공공연하게 침략으로 규정돼 있다”고 아베의 입장을 반박했다.
신문은 다나카 교수의 이 같은 견해를 열려 있는 많은 일본인과 국제사회의 감시자들이 함께하고 있다면서 일본을 방문한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스톤이 “일본은 결국 과거사를 철저하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본이 패전 후 68년이 지났지만 아베 총리는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방향으로 한 발자국도 떼지 않을 인물”이라며 현 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을 보였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았지만, 그의 각료가 참배하는 것을 내버려둔 것은 근본적으로 스스로가 참배하고 싶다는 욕망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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