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지역 활동가들, 목숨 걸고 동영상 촬영”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입증하는 목격자들의 동영상이 속속 유튜브에 올려지고 있으며, 이 동영상들이 미국 정부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결심하도록 재촉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30일 보도했다.FP는 ‘목격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21일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동부 외곽 자말카 지역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숨진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들이 잇따라 유튜브에 올라 왔으며,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도 곧바로 관련 동영상을 접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군사개입에 반대해온 존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26일 관련 동영상 내용을 언급하면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시리아 정부군을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케리 장관은 자신이 본 동영상에는 일가족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침대에 숨진 채로 누워있는 장면 등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 산하 합동정보위원회(JIT)의 조이 데이 의장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에게 보낸 공개 보고서에서 화학무기 사용으로 숨진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들을 거론하면서 “다마스쿠스에서 대량 학살을 불러온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FP는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수도 국제사회의 행동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세계의 양심을 강타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동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 분노감이 미국을 전쟁으로 몰고 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목격자들이 동영상을 촬영해 세상에 알리기 까지는 적지 않은 희생이 뒤따랐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시리아에서 ‘위반사례 자료 센터’라는 단체를 운영하는 활동가 라잔 자이토우네는 지난 21일 화학무기 공격이 언론에 보도된 즉시 자말카로 조사팀을 급파했다고 FT에 밝혔다.
‘자말카 지역 연합 위원회’라는 단체의 미디어 담당자들이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한 명만 빼고 모두 목숨을 잃었다고 자이토우네는 전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무라드 아부 빌랄은 유튜브에 올린 자이토우네와의 인터뷰에서 “화학 무기공격은 ‘자말카 지역 연합 위원회’의 수많은 활동가의 목숨을 빼앗아 갔다”면서 “왜냐하면 그들은 현장에서 독가스를 들이마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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