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예정 2시간 지나 탑승구에…승객에 쫓겨난 파 ‘정치인

이륙예정 2시간 지나 탑승구에…승객에 쫓겨난 파 ‘정치인

입력 2014-09-18 00:00
수정 2014-09-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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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명이 당신을 위해 기내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어!”, “돌아가! 당신이 아직도 장관인 줄 알아? 장관이라 해도 상관없어!”

파키스탄 유력 정치인 레만 말리크 전 내무부 장관이 탑승구에 도착했을 때 그를 맞은 건 승무원의 미소가 아닌 2시간 동안 그를 기다린 승객들의 고함이었다.

거센 항의에 말리크는 결국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고 쫓겨났다. 비행기는 그대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밤 파키스탄 카라치 공항에서 일어난 이 일을 담은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BBC와 로이터 통신 등이 17일 소개했다.

카라치에서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예정이던 국영 파키스탄국제항공(PIA)의 이 비행기는 오후 7시 출발해야 했으나 말리크를 위해 승객을 태운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약 두 시간이 지나고 말리크가 게이트에 도착하자 격분한 승객 한 무리가 기내 탑승구로 몰려가 그에게 거센 항의를 했다.

이들은 “사과하라”,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며 소리를 치고 그의 탑승을 저지했다. 심지어 일부 승무원도 동참하자 말리크는 쫓겨나듯 발을 돌려야 했다.

영상엔 없지만 다른 여당 정치인 라메쉬 쿠마르 반카니 의원도 같은 비행기를 타려고 느지막이 도착했다가 승객들에게 저지당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비행기는 결국 도착 예정시간인 오후 8시55분에서야 이들 두 명 없이 이슬라마바드를 향해 이륙할 수 있었다.

말리크는 비행기가 늦게 출발한 것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트위터에 “지연은 내가 아닌 항공사가 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항공사 측은 “기체의 기술적 문제로 이륙이 90분간 지연됐고, 일부 승객에게는 문자까지 보냈다”며 이번 일이 ‘VIP 우대’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이 항공사는 평소 정치인 일정에 맞춰 이륙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에 일반승객이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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