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의료진 고문기술 고안·방조…윤리 논란

미 CIA 의료진 고문기술 고안·방조…윤리 논란

입력 2014-12-13 00:00
수정 2014-12-1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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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 소속 의료진이 테러 용의자 고문 초기부터 심문기술을 고안하고 실행을 방조한 것으로 드러나 윤리 논란이 일고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가 지난 9일(현지시간) 공개한 CIA 고문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CIA 의료진이 비밀감옥이 폐쇄된 2006년까지 4년간 전세계에 포진해 심문 과정 전부를 감독했으나 이의를 제기한 경우는 드물었다.

의료진은 수감자가 죽지 않을 만큼만 물고문을 당하도록 지켜봤고 강압적 심문 과정 일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다음 심문이 불가능할 정도로 잔인한 수단이 동원될 때만 개입했다.

전직 공군 심리학자 2명은 CIA와 계약을 맺고 직접 가혹한 심문기술을 고안하기도 했다. 미 버지니아주에 있는 CIA 의료본부는 조시 W. 부시 행정부와 CIA의 변호인단에 어떤 심문기술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조언했다.

의료진 사이에 오간 이메일에는 고문 방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태국의 비밀감옥에 있던 한 의료 담당자는 2002년 8월 알카에다 테러용의자에 대한 물고문을 지켜본 후 CIA 의료본부에 “(수감자가) 얼굴에 천을 덮고 견딜 수 있는 최장시간은 17초이며 곧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까지 (고문으로 확보된) 유용한 정보는 없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용의자가 반복된 물고문에 정신을 잃은 뒤 발송된 다른 이메일에는 “의료계에 종사하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는 주의를 주고 싶다.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매우 편치 않은 일”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의사는 윤리적 딜레마를 겪기도 했다. 2003년 폴란드의 비밀감옥에서 9·11 테러를 주도한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에게 세 번째 물고문이 가해지자 현장의 의사가 지침 위반이라며 제지에 나섰으나 무시당했다.

CIA 의료진의 고문 방조는 의료윤리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아서 카플란 뉴욕대 랑곤메디컬센터 의료윤리팀장은 “보고서 속 의료진의 행위는 완전히 비윤리적”이라며 “의료진이 강압적 심문을 보조하지 못하게 하는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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