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내세울만한 빌딩 없다…세계 18개 도시중 임대료 최저
서울 시내 초고층 빌딩의 상부층 사무실 임대료가 세계 주요 도시에서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났다.23일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층빌딩 사무실 임대료는 ㎡(1㎡=10.76제곱피트)당 358달러(약 38만8천원)로 홍콩, 뉴욕 등 18개 조사 대상 주요도시 중 최저를 기록했다.
’초고층건물 지수(Skyscraper Index)’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상징성 있는 주요 관문(Gateway) 도시 소재 고층 업무시설의 상층부 임대료를 비교하는 지표이다. ‘고층 업무시설’은 150m 이상 높이 건물의 상부층 30%를 나타낸다. 서울에서는 여의도의 63빌딩과 IFC, 삼성동 무역센터와 아셈타워 정도가 해당된다.
’임대료 최고’ 도시는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홍콩에게 돌아갔다. 임대료가 작년 하반기 11.3% 급등한 탓에 이번 조사에서 2천696달러(약 293만원·이하 ㎡당 가격)를 기록, 2위인 미국 뉴욕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뉴욕의 고층빌딩 임대료도 지난해 7월에 20% 상승했으나 ㎡당 1천615달러로 홍콩보다 66%가량 싼 편이다.
3위와 4위는 각각 1천334달러와 1천323달러를 기록한 도쿄와 런던에게 돌아갔고, 샌프란시스코(1천44달러)와 싱가포르(1천14달러)가 5위와 6위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도시로는 상하이가 740달러로 10위, 베이징은 726달러로 11위에 랭크됐다.
서울의 고층 빌딩 임대료가 360달러(평당 약 11만원)로 다른 도시보다 낮게 측정된 이유는 뉴욕, 홍콩 등 임대료가 많이 오른 도시들과 달리, 작년 말에 상당량의 신규 공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트 프랭크 코리아의 최유나 부사장은 “서울의 고층빌딩들은 다른 외국 도시들과 달리 저층과 상부층 간 임대료 차이가 10% 대로 적은 데다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초고층 건물이 없는 점도 임대료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뉴욕, 홍콩 등 외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초고층 건물이 근무자들에게 최상의 업무환경을 제공하므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임차인을 유치해 건물의 활용 가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도시의 스카이 라인과 이미지로 부각되어 랜드마크 자체로서의 가치도 부여받게 되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스카이 스크래퍼(Sky Scraper) 시설이 활성화되면, 그 가치를 인정받게 돼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처로 각광 받을 수 있다는 게 최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제2롯데월드와 송도 동북아 트레이드 타워, 상암 DMC 랜드마크타워, 현대자동차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사업 등이 활성화되면 이 지표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타워의 경우 평균 수준보다 매우 높은 임대료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15위(51달러)를 차지한 인도 뭄바이는 중심지구 오피스의 공급 부족으로 상식보다 높은 임대가격이 형성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서울의 고층빌딩들은 임대료와 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측정한 고층빌딩 매각가 순위에서는 15개 도시 중 12위를 차지했다. 나이트 프랭크가 지난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15개 도시를 대상으로 각 지역 임대료와 예상 수익률, 국가별 성장 가능성 등을 추정해 초고층빌딩의 예상 매각가를 추정해 본 결과, 서울은 1천210달러(약 131만원·이하 평방피트당)로 11위를 차지했다.
홍콩은 매각가에서도 6천330달러로 1위를 지켰고, 도쿄(4천180달러)와 뉴욕(2천980달러)이 2위와 3위를 이었다. 매각가에서 서울에 앞서는 아시아 도시들은 싱가포르(2천달러·6위), 상하이(1천670달러·8위), 베이징(1천600달러) 등이다.
<표: 세계 18개 도시 초고층 빌딩 사무실 임대료>
┌────┬──────┬─────────┬──────────┐
│ 순위 │ 도시 │ 미 달러/평방피트 │ 미 달러/㎡ │
│ │ │ │ │
├────┼──────┼─────────┼──────────┤
│1 │홍콩 │250.50 │ 2,696.36│
├────┼──────┼─────────┼──────────┤
│2 │뉴욕 │150.00 │ 1,614.59│
├────┼──────┼─────────┼──────────┤
│3 │도쿄 │124.00 │ 1,334.72│
├────┼──────┼─────────┼──────────┤
│4 │런던 │123.00 │ 1,323.96│
├────┼──────┼─────────┼──────────┤
│5 │샌프란시스코│97.00 │ 1,044.10│
├────┼──────┼─────────┼──────────┤
│6 │싱가포르 │94.25 │ 1,014.50│
├────┼──────┼─────────┼──────────┤
│7 │시드니 │91.75 │ 987.59│
├────┼──────┼─────────┼──────────┤
│8 │모스크바 │90.00 │ 968.75│
├────┼──────┼─────────┼──────────┤
│9 │로스앤젤레스│73.00 │ 785.77│
├────┼──────┼─────────┼──────────┤
│10 │상하이 │68.75 │ 740.02│
├────┼──────┼─────────┼──────────┤
│11 │베이징 │67.50 │ 726.56│
├────┼──────┼─────────┼──────────┤
│12 │시카고 │65.00 │ 699.65│
├────┼──────┼─────────┼──────────┤
│13 │파리 │61.00 │ 656.60│
├────┼──────┼─────────┼──────────┤
│14 │프랑크푸르트│58.25 │ 627.00│
├────┼──────┼─────────┼──────────┤
│15 │뭄바이 │51.50 │ 554.34│
├────┼──────┼─────────┼──────────┤
│16 │두바이 │43.50 │ 468.23│
├────┼──────┼─────────┼──────────┤
│17 │쿠알라룸푸르│37.75 │ 406.34│
├────┼──────┼─────────┼──────────┤
│18 │서울 │33.25 │ 357.90│
└────┴──────┴─────────┴──────────┘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