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높이 눈더미가 몰려 내려왔어요”

“50층 높이 눈더미가 몰려 내려왔어요”

오상도 기자
입력 2015-04-26 23:50
수정 2015-04-2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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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 눈사태 에베레스트 등반 피해

“50층 건물 높이의 눈더미가 나를 향해 몰려 내려왔어요.”

네팔 강진으로 인한 히말라야 눈사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싱가포르인 조지 포울샴은 산사태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AFP통신이 26일 전했다. 히말라야 등반객들은 엄청난 지진과 뒤이은 산사태에 내몰렸다 겨우 살아났다. 그러나 살아남은 것 또한 고통이다. 미국인 등반객 엘렌 갈란트는 “산사태로 인한 부상자 중에 25살의 네팔인 셰르파가 숨졌다”면서 “눈사태에 여진까지 이어지면서 꼼짝 할 수가 없어 우리는 죽어 가는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슬퍼했다.

지금 히말라야 산맥은 고산 등반 시즌이다. 이 때문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와 인근 지역에 1000명이 넘는 등반대와 현지 셰르파들이 머물고 있었다. 구조 작업이 본격화되면 등반객 피해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이날까지 에베레스트산 인근에서 찾은 등산객 사망자는 모두 17명이다. AFP통신은 현지 셰르파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해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주변에서만 14구의 시신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일단 살아남은 전문 등산가들은 등반 일정 대신 구조 활동에 뛰어들었다. 엄청난 눈이 쌓인 데다 악천후 탓에 부상자를 이송할 헬기 지원이 쉽지 않다. 여진 때문에 추가 눈사태도 조심해야 한다. 희생자 가운데는 구글의 댄 프레딘버그 이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측은 동행했던 직원 3명은 모두 무사하다며 100만 달러(약 10억 7000만원)의 구호 성금 지급 등을 약속했다.

네팔 강진은 주변국에도 생채기를 남겼다. 네팔은 북쪽으로 티베트, 남서쪽으로 인도, 동쪽으로 부탄·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CNN은 강진 직후 주변국에서도 1분 이상 진동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한 티베트 주민은 “해일에 휩쓸린 배처럼 집들이 요동쳤다”고 말했다. 티베트에선 땅이 굽고 건물이 무너져 최소 13명이 숨졌다. 인도에선 비하르주 등 3곳에서 최소 34명이 숨졌고, 방글라데시에서도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04-2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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