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집행 직전 딸 목숨 구한 필리핀 엄마

사형집행 직전 딸 목숨 구한 필리핀 엄마

입력 2015-04-29 10:26
수정 2015-04-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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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마약사범으로 사형이 집행되기 직전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필리핀 여성의 사연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형집행이 예고된 필리핀 여성 매리 제인 벨로소의 엄마 셀리아 벨로소 AP/뉴시스
사형집행이 예고된 필리핀 여성 매리 제인 벨로소의 엄마 셀리아 벨로소
AP/뉴시스
인도네시아 당국은 28일 호주,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외국인 마약사범 7명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했다.

애초 사형집행이 예고된 이들은 8명이었으나 필리핀 여성 매리 제인 벨로소(30)가 막판에 제외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밝힌 사유는 벨로소가 연루된 사건을 주도한 피의자가 필리핀에서 체포돼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벨로소는 2009년 가방에 헤로인 2.6㎏을 숨겨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려고 한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마약 확산을 막으려면 내외국인을 불문한 극형이 필요하다며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벨로소는 인도네시아 수사당국의 조사에서 가정부 일자리를 소개받아 가방에 마약이 담겼는지 모른 채 인도네시아로 건너갔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6세, 12세 두 아들을 홀로 양육하고 있다.

어머니 셀리아 벨리소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딸의 구명을 위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벨로소의 사건은 어머니의 애끊는 행보와 함께 필리핀에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사형집행에 반대하는 집회가 매일 열렸다.

필리핀의 정치인이자 복싱 슈퍼스타인 매니 파키아오도 사형집행 계획을 철회해달라는 탄원을 냈다.

벨로소가 집행 명단에서 막판에 빠진 배경에는 주범 체포뿐만 아니라 어머니의 노력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어머니 셀리아는 딸의 시신을 수습하러 다른 딸, 아들을 데리고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가 집행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셀리아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희망을 잃었다가 갑자기 기쁜 소식을 들었다”며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딸은 ‘하느님께서 내가 살아있기를 원한다면 실오라기만큼이라도 더 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말이 정말 이뤄졌다”며 울먹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당국은 벨로소의 사형집행이 취소되지 않았으며 필리핀이 체포한 주범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연기됐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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