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인니 6조원 고속철 수주 혈투

中·日, 인니 6조원 고속철 수주 혈투

이석우 기자
입력 2015-09-04 00:04
수정 2015-09-0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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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주 초 최종 선정자 발표

일본과 중국이 인도네시아에서 건곤일척의 혈투를 벌이고 있다. 두 나라는 5조~6조원 규모의 고속철 건설 수주를 둘러싸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각종 조건을 제시하면서 3년째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6개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이 지난 2일 연석회의를 열어 고속철 건설 사업계획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를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참석한 각료회의에 보고했다고 NHK 등이 3일 전했다.

조코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주 초에 최종 선정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철도 건설사업 구간은 자카르타~반둥 간 140㎞다. 고속철도가 연결되면 현재 3시간이 걸리는 이 구간은 2시간 30분가량이 단축돼 30여분 만에 주파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향후 자카르타에서 제2의 도시 수라바야까지 730㎞ 구간으로 고속철도를 연장하는 등 자바섬을 횡단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주전의 승자가 다음 구간의 사업권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동남아를 앞마당으로 생각하며 공을 들여온 일본과, 동남아에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높여가는 중국의 상징적인 한판 승부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태국과 인도의 고속철 건설사업을 따내며 이 지역의 고속철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 아성에 중국이 거세게 도전하는 셈이다.

중국은 공사 기간을 압축적으로 줄이고 융자액을 늘리면서 수주전에 열을 올려왔다. 그러자 다급해진 일본이 대출 상환 요건을 크게 완화한 방안을 새로 제시하며 대응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특사가 다녀갔고, 지난 3월 조코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 역시 아베 신조 총리의 특별보좌관을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다. 일본이 제출하는 방안은 신칸센 시스템을 채용하고 건설에서 유지·보수까지를 패키지로 해 2016년 착공, 2021년에 완성한다는 게 골자다. 총공사비 60조 루피아(약 5조 310억원)로 이 가운데 75%를 일본 측이 0.1% 저금리의 엔화 차관으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승객 사망 사고가 없었다며 높은 기술과 안전성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중국은 중국산 고속철도 도입을 전제로 총공사비 약 71조 루피아(약 6조 175억원), 조코 대통령 재임 중인 2018년 운행 개시를 약속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는 등 부품의 현지 조달률을 높이고, 중국 고속철도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연간 4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5-09-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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