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큰 손’ “최근 소요, 펀더멘털로만 설명 못 해”

헤지펀드 ‘큰 손’ “최근 소요, 펀더멘털로만 설명 못 해”

입력 2015-09-04 11:18
수정 2015-09-0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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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균형펀드·모멘텀 투자자 탓 크다…유동성 부족도 화근”

최근의 중국발 증시 충격은 시장 펀더멘털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것으로, 위험균형펀드(risk parity fund) 등 얼마 전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새로운 투자 기법 탓도 크다고 월가 헤지펀드 ‘큰 손’이 3일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오메가 어드바이저스의 리 쿠퍼먼 창립자 겸 회장이 지난 1일 자 투자자 서한에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고 전했다.

FT는 위험균형펀드가 주식과 채권 및 원자재 등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한쪽이 손실을 내면 다른 쪽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 기법이라면서,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도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그러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주식, 채권 및 원자재가 동시에 주저앉으면서 위험균형펀드도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쿠퍼먼은 서한에서 “지난달의 시장 붕괴는 중국발 충격과 미국 금리 인상 불안이란 시장 펀더멘털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것”이라면서, “위험균형펀드와 CTA로 불리는 모텐텀 투자자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CTA는 미국선물거래협회에 등록된 원자재 투자 전문 헤지펀드로, 초기에는 원자재에 초점을 맞췄으나 이제는 초단타 기법을 앞세워 선물시장 전반에 투자한다고 FT는 설명했다.

JP 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선임 전략가도 FT에 “이들 새로운 투자 기법이 시장을 갈수록 펀더멘털에서 멀어지게 한다”면서, “그 투자 규모가 펀더멘털 기반 투자를 초과하면 위험이 더욱 명백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최근 월가에서 스마트 베타 상장지수펀드(smart beta ETF)도 주목받고 있음을 지적했다.

스마트 베타 ETF는 밸류(value), 지속 성장(quality), 모멘텀, 저변동성(low volatility)와 고배당(high dividend) 등에 기반을 둬 구성된 지수 수익률을 추적하는 상품이다.

이 펀드 운용자들은 지금처럼 시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포와 탐욕 간에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콜라노비치는 “지금처럼 (채권) 유동성이 고갈된 상황에서는 이런 새로운 투자 기법이 오히려 화가 될 수 있다”면서, “지난달 24일의 증시 붕괴가 한 예”라고 강조했다.

FT는 현재 운용되는 위험균형펀드가 6천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2013년 연준이 긴축 기조로 돌아갈 것임을 처음 시사해 시장에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발생했을 때도 손실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튼 밴스의 에디 퍼킨 주식 투자책임자도 FT에 “위험균형펀드가 분명히 시장 소요를 부추긴다”면서, “유동성이 고갈된 상황에서 모든 코끼리가 동시에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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