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쁘지만 왜 북한 핵문제는 언급 안하나” 반문
장거리 로켓발사와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치광이(maniac)”라고 비판했다.트럼프 후보는 16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이란 핵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트럼프 후보는 우선 “이란 핵 합의는 끔찍하고 무능력한 것”이라며 “내가 지금까지 봤던 최악의 계약 가운데 하나”라고 혹평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러면서 느닷없이 “누구도 미치광이가 앉아서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는 북한과 두세곳의 다른 지역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특히 북한이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란은 나쁜 행위자들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북한에서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거의 2주마다 미국을 향해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하는 누군가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지난 달 21일 앨라배마 주(州) 버밍햄 소재 라디오 방송 WAPI의 ‘맷 머피 쇼’ 인터뷰에서 북한의 지뢰 및 포격도발로 촉발된 최근의 한반도 긴장 상황을 거론하면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해 “미쳤거나 아니면 천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일련의 발언으로 봤을 때 트럼프 후보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비정상적으로 인식하면서 모종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후보가 지금까지 대북 정책을 어떻게 구사하겠다는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
다만, 트럼프 후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 연방의회 앞 서쪽 잔디광장에서 열린 이란 핵합의 반대 집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 핵협상에 근본적으로 반대할 것(I would be essentially be against the deal)”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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