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10년전이 적기였는데 너무 늦어”
중국의 한자녀 정책 폐기가 너무 늦어 경제에 특효약이 될 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이 30일 경제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전날 폐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35년만에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 이같이 평가했다.
중국이 노동인구 증가에만 의존할 때는 지난 만큼 장기적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정치경제 개혁을 제대로 실행해 생산성을 높이고, 기술과 헬스케어,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산당은 1980년 9월 25일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한 자녀 정책을 채택했다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노동 가능 인구가 줄어들자 2년 전부터 제한을 일부 완화했다.
중국 인구통계학자들은 2000년부터 중국 정부에 출생률이 총인구를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출생률인 여성 1명당 2.1명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중국의 출생률은 여성 1명당 1.7명으로, 미국의 1.9명보다 낮다.
유엔의 추정으로는 중국의 15세 이상 59세 이하 노동 가능 인구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7% 감소한다.
중국 정부는 두 자녀 정책 도입으로 대략 9천만 명의 중국인이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됨에 따라 자녀출산이 급증, 관련 산업의 내수소비 확대해 중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분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국증시는 급락해 투자자들을 동요하게 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한 자녀 정책 폐지가 이미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수십 년간 중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더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 노력과 기술과 헬스케어, 교육에 대한 투자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인구통계학 전문가인 차이 융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는 WSJ에 “중국 공산당은 10년 전에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할 가장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다”면서 “중국은 부국이 되기 전에 늙어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프리마베라 캐피털그룹의 설립자인 프레드 후는 NYT에 “앞으로 20∼30년간 중국의 미래성장을 추동하는 것은 인구가 아니라 지도자들이 정치경제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갈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학 연구소 니컬러스 라디 연구위원은 NYT에 “중국이 노동인구 증가에 의존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는 때는 지났다”면서 “중국이 1980∼1990년대 만큼 빠르게 생산성이 상승하는 체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개혁을 잘 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창 류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한 자녀 정책 폐기가 중국경제에 단기간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정책 변화는 중국의 장기적 인구구성 변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 새로 낳은 아이들이 노동인구에 합류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인데다, 요즘 부부들은 자녀를 더 낳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늘어나는 부를 사용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심각한 환경오염, 정치적 불확실성도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류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도 두 자녀 정책 채택에 따른 효과는 기대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사람들은 소득이 늘어나면 아이를 적게 낳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도시거주자의 50%는 자녀를 한 명 이상 낳기를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중국의 병원과 의료시스템은 베이비붐에 걸맞은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의 산부인과 병동은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한도 이상으로 찬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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