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슬 형성해 강 건너가…EU 정상회의서 대책 모색
마케도니아 당국은 그리스 난민 캠프를 떠나 마케도니아에 들어온 난민 1천500명을 그리스로 되돌려보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이번 사건은 ‘불법’ 이주민을 터키가 받아들이기로 유럽연합(EU)과 합의한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난민들에게 서유럽행 경로가 막혔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AFP 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풀이했다.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북부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 남동부에 낀 발칸 국가로 난민들이 서유럽으로 향하는 출발지로 여겨진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 사건을 두고 난민들에게 “서유럽으로 향하는 발칸 반도의 국경 폐쇄가 풀릴 가능성이 없다”면서 “난민 캠프에 머물라”고 촉구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또 사건 발생에 앞서 집결지와 시간 등이 적힌 아랍어 전단이 나돌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난민들이 ‘범죄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난했다.
마케도니아 국경 근처의 그리스 마을인 모인에 있는 수용소에서 나온 남녀노소 난민들은 지난 14일 오후 허벅지까지 차오른 강물에서 서로 팔짱을 끼고 인간사슬을 형성하거나, 로프를 붙잡고 건너 상당수가 마케도니아로 들어갔다.
그러나 마케도니아 군과 경찰은 국경을 건너온 난민 1천500명과 현장에서 월경을 시도한 600명을 모두 붙잡아 그리스로 넘겼다고 밝혔다.
한편, 터키가 불법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EU 가입 및 비자 면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합의에 대해 터키와 사이가 좋지 않은 EU 회원국인 키프로스가 반발하고 있다.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남키프로스 대통령은 터키가 항구와 공항을 키프로스에 개방해야 한다면서 터키가 인권 보장 등 EU 가입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한 협상 개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터키는 1974년 키프로스에서 그리스계 장교들의 쿠데타를 진압한다며 군대를 보내 키프로스 북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후 남북으로 갈린 키프로스는 남북통일을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EU 정상들은 17일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도 18일 터키를 방문해 협상을 이어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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