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반전시위 ‘꽃을 든 여인’ 사진작가 마르크 리부 별세

베트남 반전시위 ‘꽃을 든 여인’ 사진작가 마르크 리부 별세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8-31 23:17
수정 2016-08-3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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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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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반전평화시위에서 군인에게 꽃을 들고 평화를 호소하는 ‘꽃을 든 여인’과 에펠탑에 페인트칠하는 페인트공의 모습을 담은 ‘에펠탑의 페인트공’.

 세계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이와 같은 사진을 남긴 프랑스 사진작가 마르크 리부가 3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3세.

 리부의 유족은 그가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AFP통신에 31일(현지시간) 밝혔다.

 1923년 프랑스 리옹 부근 명문가에서 태어난 리부는 14살에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코닥 카메라로 사진에 첫발을 디뎠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저항한 레지스탕스로 활약한 그는 1952년 파리에서 보도사진작가그룹 매그넘의 두 창립자인 앙리-카르티에 브레송과 로버트 카파를 만나 이듬해 매그넘에 합류했다.

 리부는 ‘파리 마치’와 ‘룩’,‘라이프’ 등 당대 최고 잡지에 사진이 실리며 사진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작품 중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는 ‘에펠탑의 페인트공’과 ‘꽃을 든 여인’을 꼽을 수 있다.

 리부는 1953년 안전장치 하나 없이 곡예 하듯 에펠탑에 페인트칠하는 페인트공의 모습을 담은 ‘에펠탑의 페인트공’을 ‘라이프’ 잡지에 실으면서 세계적 사진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꽃을 든 여인’은 1967년 베트남 반전평화시위가 벌어지던 미국 워싱턴 거리에서 한 여성이 총검을 겨눈 군인들 앞에서 꽃 한 송이를 들고 있는 사진으로 당시 미국과 세계를 뒤흔든 반전 메시지를 포착하고 있다.

 역사적 현장을 사진에 담아온 그는 유럽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1957년 ‘죽의 장막’으로 불리던 중국에 들어가 마오쩌둥(毛澤東) 통치 하의 중국 사회상을 담아냈다.

 또 2차 대전 패전 후 산업화와 서구화로 급변하는 일본의 경제부흥기 모습도 그의 사진 안에 담겼다.

 리부는 1974년부터 1976년까지 매그넘 회장을 지냈으나 1979년 “영광을 위해 경쟁하고 싶지 않다”면서 매그넘을 떠났다.

 리부에게는 6명의 형제가 있었으며 그 중 한 명은 프랑스 대형 식품 회사인 다농의 창업자로 2002년 숨진 앙투안이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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