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교민, 유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하루 앞둔 8일 탄핵 가결을 촉구하는 ‘등불’ 집회를 가졌다.

대만에 거주하는 교민, 유학생 등 80여명은 이날 저녁 ‘천등 마을’로 알려진 신베이(新北)시 핑시(平溪)에서 등불을 켜고 자유발언대 등을 통해 박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만 문화대의 한 유학생은 자유발언대를 통해 “탄핵안이 가결돼 대한민국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만 정치대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있는 최정민씨는 “너무 많은 대만 사람들이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물어봐서 부끄러웠지만 광화문 촛불 집회를 보니 이제는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등불 집회에는 대만인 10여명이 참가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한 현지 주민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대만보다 앞선 것 같다”며 “이런 힘이 한국의 급속한 발전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경계경비에 나선 한 대만 경찰도 “비선실세를 이용한 국정농단은 민주 국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만은 이런 집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서도 잘 알려진 핑시는 매년 2월 춘제(春節·중국의 설)을 즈음해 한해의 소원을 비는 대만의 전통축제 ‘천등 날리기’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참가자들은 천등 날리기로 탄핵촉구 집회를 열려 했으나 천등행사의 환경오염 문제, 한국 이미지 훼손 가능성을 의식해 등불로 바꿨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