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휴대전화 차단”…파키스탄 지방정부 ‘엄포’

“백신 미접종자, 휴대전화 차단”…파키스탄 지방정부 ‘엄포’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6-16 18:16
수정 2021-06-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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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미접종자 심카드 정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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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을 접종받고 있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건강 관련업 종사자.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내에서는 최근 화이자 백신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6.15  EPA 연합뉴스
백신을 접종받고 있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건강 관련업 종사자.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내에서는 최근 화이자 백신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6.15
EPA 연합뉴스
‘백신음모론’ 팽배에 접종률 지지부진
주력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도 한몫
당국 발표에 가짜 접종증명서 판쳐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주(州)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접종자의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시키는 ‘초강수’를 두기로 했다.

16일 지오뉴스 등 파키스탄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시에드 나시르 후사인 샤 정보부 장관은 전날 “백신 미접종자의 휴대전화 심(SIM) 카드가 곧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심 카드 사용이 막히면 전화나 데이터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신드주에 앞서 북부 펀자브주도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두 주 모두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떤 절차를 거쳐 심 카드를 정지시킬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펀자브주와 신드주의 인구는 각각 1억 1000만명과 480만명으로 두 주의 인구는 파키스탄 전체 인구 2억 1000만명의 74%를 차지한다.

앞서 신드주는 백신을 맞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 월급 삭감과 승진 기회 박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키스탄 지방정부들이 ‘심카드 정지’ 등의 초강력 카드를 꺼내든 것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률 때문이다.

파키스탄 국민 상당수는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백신 접종이 ‘미국의 음모’라는 소문을 믿으며 깊은 거부감을 드러내왔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등과 함께 소아마비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2년 내 불임과 사망을 유발한다’는 등의 잘못된 정부가 파다하게 떠도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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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내에서는 최근 화이자 백신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6.15  EPA 연합뉴스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많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내에서는 최근 화이자 백신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6.15
EPA 연합뉴스
게다가 접종을 하려는 이들 사이에서도 파키스탄 정부가 시행하는 접종만큼은 꺼리는 분위기다.

파키스탄 정부가 가장 먼저 도입한 백신은 중국산 시노팜 백신이다. 이후 백신 확보가 여의치 않자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백신의 민간 판매를 허용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산 백신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파키스탄 국민들 사이에서 자국 정부의 무료 접종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 사우디는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가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최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는 화이자 백신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파키스탄에서는 지금까지 2차 접종까지 마친 이의 수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인 약 300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최소 한 차례 이상 접종을 받은 이의 수 역시 전체 인구의 3.77%에 불과하다.

심 카드 사용을 막겠다는 당국의 발표가 나오자 현지에서는 백신 접종에 나서기보다 가짜 백신 접종증명서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신드주의 카라치에서는 최근 백신 접종센터 인근에서 위조된 접종증명서를 판매하던 이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이날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4만 4065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4월 초 6000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1000명 아래로 줄어든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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