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는 혼자 사는 중년남성을 주로 노린 미인계 절도 사건이 극성이다.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신문 ‘클라린’에 따르면 최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에 사는 61세 남성도 일명 ‘검은 과부’의 먹잇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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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 한 고급아파트에 ‘검은 과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피해 남성을 따라 들어가고 있다. 2023.3.29 클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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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 한 고급아파트에 ‘검은 과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피해 남성을 따라 들어가고 있다. 2023.3.29 클라린
피해 남성은 22일 밤 데이트앱 ‘틴더’로 만난 40대 여성을 자신의 고급 아파트로 초대했다. 이미 지난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은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나타났지만 남성은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남성은 여성이 건넨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남성은 12시간이 지난 다음 날 아침에야 눈을 떴다.
일어나보니 집은 누군가 뒤진 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거액의 현금과 스마트폰, 아파트 열쇠 등 소지품도 사라진 상태였다. 관리실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여성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피해 남성의 아들은 여성이 10만 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훔쳐 달아났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 몸과 아파트 바닥에서 핏자국 등 폭행 흔적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가 현재 일부 기억상실을 겪고 있으며, 큰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여성이 건넨 와인에서 클로나제팜이라는 항경련제와 수면제가 검출됐다. 여성이 피해 남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약물로 의식을 잃게 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됐다.
폐쇄회로(CC)TV에는 남성을 따라 아파트로 들어간 여성이 2시간 만에 건물을 빠져나가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여성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 정확한 얼굴은 찍히지 않았다. 와인잔과 담배 등에서 여성의 지문 일부를 확보한 경찰은 일단 주변 CCTV를 토대로 용의자 신원과 공범 여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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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 한 고급아파트에 ‘검은 과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피해 남성을 따라 들어가고 있다. 2023.3.29 클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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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 한 고급아파트에 ‘검은 과부’로 추정되는 여성이 피해 남성을 따라 들어가고 있다. 2023.3.29 클라린
‘검은 과부’(영어로 Black widow, 스페인어로 Viuda negra)는 미인계로 남성을 유혹한 뒤 돈을 훔쳐 달아나는 젊은 여성을 가리킨다.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검은과부거미’에서 유래된 말이다.
검은 과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클럽 혹은 길거리에서 유혹한 남성 집으로 가 수면제나 마약을 넣은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남성이 잠이 들면 범행을 저지른다. 여성 두 명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이 사건 외에도 같은 날 같은 지역에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이 20대 초반 검은 과부 2명에게 피해를 당해 전자기기는 물론 현금, 신발까지 털렸다. 피해 관광객들은 검은 과부들을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숙소로 초대했으며, 역시 그들이 건넨 와인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검은 과부는 보통 혼자 사는 중년 남성을 노리는데, 최근에는 여행차 현지를 방문한 젊은 남성 관광객도 표적으로 삼고 있다.
현지 언론은 피해자 대부분이 사건이 알려지는 걸 꺼리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거라고 추정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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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