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마피아는 파문됐다”

교황 “마피아는 파문됐다”

입력 2014-06-23 00:00
수정 2014-06-23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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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코카인 유통 최대 본거지 방문 “악마 숭배하고 공공의 선 경멸”

교황이 ‘파문’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으로 마피아를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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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마피아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의 한 교도소를 방문하고 나오면서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칼라브리아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마피아의 본거지인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지역의 한 교도소를 방문하고 나오면서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칼라브리아 A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집전 중 “마피아처럼 악의 길을 걷는 자들은 신과 함께하지 않는다”면서 “마피아 단원들은 파문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코카인 유통으로 1년에 약 720억 달러(약 73조 5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탈리아 최대 조직 ‘은드랑게타’의 본거지에서 그들이 “악마를 숭배하고 공공의 선을 경멸한다”고 비난했다.

교황이 마피아에 대한 ‘파문’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교황청의 치로 베네데티니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교회법에 의해 파문하라는 정식 칙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에서 파문은 교회 당국의 결정에 의하거나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교황의 발언은 마피아에 파문만큼이나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마피아는 평소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신실한 가톨릭 신도로서 교회와 친밀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마피아 단원들은 자신들의 범죄 행위로 인해 사실상 파문됐다고 생각해 앞으로 가톨릭 성찬식에 참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 앞서 지난 1월 마피아의 세력 다툼에 휘말린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목숨을 잃은 3세 어린이의 아버지를 만나 위로했다. 교황이 잇달아 마피아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교계 일각에서는 교황이 범죄 조직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실제로 지난 20년간 수많은 사제들이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6-2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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