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가닿으려던 ‘구본창의 항해’…한국 현대사진 새 지평 열다

꿈에 가닿으려던 ‘구본창의 항해’…한국 현대사진 새 지평 열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3-12-25 13:50
수정 2023-12-25 13: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구본창, 자화상,  1972, 젤라틴 실버 프린트, 11×9cm
구본창, 자화상, 1972, 젤라틴 실버 프린트, 11×9cm
51년 전 열아홉 청년은 남해의 한 바닷가에서 꼭 바다 너머 세상으로 향하겠다고 다짐하며 수평선을 바라보던 자신의 뒷모습을 사진(1972년 작 ‘자화상’)에 남겼다.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다 반년 만에 퇴사한 그는 1979년 독일로 사진 유학을 떠났다. 작업을 위해 세계 곳곳을 돌고, 원하는 대상을 만나기 위해 수년의 기다림도 마다치 않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작품을 일궈온 그는 ‘한국 현대사진의 개척자’가 됐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내년 3월 10일까지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의 주인공 구본창(70) 작가다.

그는 1980년대까지도 기록으로만 기능했던 기존 사진의 역할을 과감히 지우고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매체 속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켰다. 특히 유학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 연 1988년 워커힐미술관 전시 ‘사진 새시좌’는 ‘연출 사진’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형식으로 한국 사진계와 미술계에 충격과 각성을 안겼다.
이미지 확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구본창의 항해’를 찾는 관람객이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소장된 달항아리 12개를 담은 ‘문 라이징 Ⅲ’를 감상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구본창의 항해’를 찾는 관람객이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소장된 달항아리 12개를 담은 ‘문 라이징 Ⅲ’를 감상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사진의 시작과 전개를 열어간 그의 50여개 작품 시리즈 가운데 43개 연작 500여점으로 작가의 반세기 작품 여정을 아울렀다. 내성적이고 섬세한 성정의 작가는 잊혀진 것들을 다시 주목하게 하고, 사물마다 지닌 고유의 가치를 되살리는 데 특히 주력했다. 조선 달항아리의 웅숭깊은 아름다움, 신라 천마총 금관의 찬란함, 임진왜란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등 아픈 역사를 켜켜이 이고 있는 광화문 부재 등을 ‘백자’, ‘황금’, ‘콘크리트 광화문’ 연작으로 조명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소장된 달항아리 12개를 담은 ‘문 라이징 Ⅲ’는 각기 다른 흑백조로 촬영해 마치 달이 영글고 지는 듯 신비로운 풍광을 자아낸다. 치매를 앓던 아버지의 육신에서 생명의 물기가 빠져나가는 순간을 포착한 ‘숨’ 연작을 모은 전시실은 어둡게 연출한 조명으로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운명인 생과 사, 자연의 순환에 대한 성찰을 안긴다.
이미지 확대
구본창 작가가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자신의 대규모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  기자간담회에서 ‘숨’ 연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본창 작가가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자신의 대규모 회고전 ‘구본창의 항해’ 기자간담회에서 ‘숨’ 연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장에는 그가 1960년대 소년 시절부터 수집해온 갖가지 사물들과 청소년, 대학생 시절의 습작 등 자료만도 600여점에 이른다. 세세하고 방대한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작가의 내면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관람의 묘미다. ‘젊은 남자’, ‘기뿐 우리 젊은 날’ 등 그가 작업한 친숙한 영화 포스터들도 나왔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내년 도봉구 창동에 문을 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방향을 점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강동구 가래여울변 한강 산책로 조성 이어 자연친화 쉼터 조성 본격화

‘강동엄마’ 박춘선 시의원(강동3, 국민의힘)이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21일 미래한강본부 담당자들과 함께 강동구 가래여울 한강변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지난 산책로 조성 이후 변모된 현장을 살피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가래여울 한강변은 상수원보호구역이자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상당 기간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박 의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주민들이 산책하고 이용할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중이다. 이날 박 의원은 현장점검에서 새로 교체된 막구조 파고라와 산책로 주변 수목 정비 및 6월 1차 풀베기와 가지치기 작업 상황을 살펴보고, 이어서 7월 중 실시될 2차 풀베기 일정까지 꼼꼼히 챙겨봤다. 박 의원은 관계자들과 함께 장마로 훼손된 잔디와 생태교란식물 제거, 편의시설 보강 등 세부적인 관리 개선책을 논의하며 가래여울 한강변을 “방치된 공간에서 시민들이 사랑하는 쉼터로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적극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두 가지 사업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7월부터 9월까지는 간이 피크닉장을 조성하여 ▲평의자 4~5개와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토사 유출을
thumbnail - ‘강동엄마’ 박춘선 서울시의원, 강동구 가래여울변 한강 산책로 조성 이어 자연친화 쉼터 조성 본격화

기존에 없던 발상과 실험을 거듭했던 작가는 “꿈을 꾸는 자만이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다. 조금이라도 꿈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지막 전시 공간인 열린 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익명자’ 연작으로 그의 꿈과 항해가 진행 중임을 알린다.
이미지 확대
구본창 작가가 7년의 기다린 끝에 촬영한 천마총 금관, 금제관모, 금제관식 등을 담은 ‘황금’ 시리즈. 정서린 기자
구본창 작가가 7년의 기다린 끝에 촬영한 천마총 금관, 금제관모, 금제관식 등을 담은 ‘황금’ 시리즈.
정서린 기자
이미지 확대
구본창 작가가 작업한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 포스터. 정서린 기자
구본창 작가가 작업한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 포스터.
정서린 기자
이미지 확대
구본창 작가가 1988년 서울 워커힐미술관에서 열린 ‘사진, 새시좌’에 출품해 연출사진이란 명칭을 얻은 ‘탈의기 01’(1988). 해변에 뒹굴던 밧줄 꾸러미를 자신을 옭아매는 틀로 상정하고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을 콜라주, 사진용 물감 등을 활용해 표현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구본창 작가가 1988년 서울 워커힐미술관에서 열린 ‘사진, 새시좌’에 출품해 연출사진이란 명칭을 얻은 ‘탈의기 01’(1988). 해변에 뒹굴던 밧줄 꾸러미를 자신을 옭아매는 틀로 상정하고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을 콜라주, 사진용 물감 등을 활용해 표현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