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했으면 좋겠어요”

입력 2015-10-28 10:16
수정 2015-10-2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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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서 절임배추 작업하는 중국인들 단기취업비자로 아쉬워

“한국에서 다시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괴산으로 또 오고 싶어요. 모두 다정다감하게 잘 대해 줘서 마음 편히 지내고 있습니다”

지난 27일부터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임금택(57)씨의 절임 배추 생산 작업장에서 일하는 중국인 칸후이(43)씨와 펑첸리(46)씨가 환하게 웃어 보였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와 생활 습관도 다른 이국땅이지만, 흘린 땀만큼 돈을 벌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연방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이들은 괴산군이 이 지역 특산품인 절임 배추 출하 시즌을 맞아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가를 돕고자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범 운영하는 단기 취업 외국인 고용제도인 계절 근로자제에 참여한 중국 여성들이다.

이 제도에 참여한 남녀 근로자 19명 모두 괴산군과 자매결연한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 출신이다. 이역만리 괴산에 발을 들여놓기까지는 경쟁이 치열했다고 통역사 겸 근로자인 러우위제(30)씨는 전했다.

이들은 불법 체류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쓴 것은 물론, 꼭 귀국하겠다는 약속의 표시로 우리나라 돈으로 2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담보까지 내놨다고 한다.

이들은 괴산의 농가 8곳에서 150만원의 월급을 받으면서 2개월 동안 배추 수확을 돕거나 배추절임 작업을 하게 된다. 임씨 작업장에는 러우씨를 포함해 중국인 여성 근로자 3명이 배정됐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고향 생각은 나지 않는다”는 펑씨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한국 살이 소감을 밝혔다. 단기 취업 비자(C-4)를 발급받아 입국했기 때문에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최대 90일에 불과한 것이 아쉽다고도 했다.

2만 상자(20㎏ 기준)가량의 절임 배추를 생산할 계획인 임씨의 표정도 밝았다. 매년 이맘때면 일손 부족으로 주문을 받아놓고도 발만 동동 굴렀는데 올해는 군의 주선으로 이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게 돼 걱정을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임씨는 “매년 절임 배추 주문량이 쇄도할 때마다 일손 부족에 시달렸는데 올해는 든든하다”며 “중국 근로자들이 귀국할 때까지 한 식구처럼 편안하게 지내면서 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군도 이들이 한국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군은 근로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는지, 월급을 제때 받는지, 휴무일이 보장되는지 등을 꼼꼼히 점검하기로 했다.

불법 체류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도 괴산군의 몫이다. 배대호 주무관은 “전국에서 처음 운영되는 만큼 단기 취업 외국인 근로자 고용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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