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3년간 악수→조우→환담 끝에 첫 정상회담

한일정상, 3년간 악수→조우→환담 끝에 첫 정상회담

입력 2015-10-28 21:11
수정 2015-10-2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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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 2일 첫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가깝고도 먼 사이’라는 수식어가 상징하듯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3년 동안 수차례 국제외교 무대에서 짧은 만남을 갖고 환담을 가졌지만 공식 대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일본의 지속적인 과거사 도발 등으로 인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큰 진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만난 시점은 박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 9월이었다. 두 정상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조우해 인사를 나눴다.

청와대는 당시 “두 정상이 만찬 직전 리셉션장에서 조우해 인사를 나눴다”고만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해 10월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기회를 가졌지만, 아베 총리와 악수만 나눠 얼어붙은 한일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당시 언론보도에는 박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어색하게 시선을 피하는 사진이 함께 실려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이어 일본 현지 언론보도를 통해 10월8일 APEC 회의 만찬에서 “박 대통령과 사교적인 이야기를 했다. 한일축제 한마당에 아내(아키에 여사)가 참석한 이야기를 했고 한국 요리를 자주 먹는다는 말도 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9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 및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국 정상과 기회를 잡아 의견교환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브루나이에서 두 정상간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해를 넘겨 2014년 1월 다보스 포럼에도 나란히 참석했으나 두 정상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개막연설에 아베 총리가 사전예고 없이 참석해 연설을 경청했으나, 박 대통령은 연설 종료 후 퇴장했고, 아베 총리는 계속 자리에 착석해있어 두 정상간 대화나 만남은 불발됐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좌는 그해 3월에서야 처음으로 이뤄졌다.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이라는 형식을 통해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제는 북핵 및 핵비확산 문제로 국한됐고, 한일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교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장기화되던 중 아베 총리는 작년 7월 방한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지사와 작년 9월 방한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통해 박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친서를 연거푸 전달했다.

두 정상은 이어 11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갈라만찬에서 환담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국장급 협의의 진전을 독려하기에 이르렀고, 박 대통령은 11월13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하게 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올들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면서 과거사 진전을 토대로 한일관계 개선 노력에 속도를 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을 통해 “올해가 좋은 해가 되도록 노력하자”는 아베 총리 친서를 받은 뒤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양국관계 개선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은 지난 3월29일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국장에서 아베 총리를 조우해 ‘빠른 시기에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3국 외교장관회의 합의사항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필요한 조치를 잘 취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이후 두 정상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외교무대에서 조우했다. 당시 박 대통령을 찾아온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서울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지난 8일 일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를 통해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하는 친서를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 방문 당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그 기회(한중일 정상회의)에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만들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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