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도 ‘동지나 동무’란 표현 안쓴다

북한 젊은이들도 ‘동지나 동무’란 표현 안쓴다

입력 2015-04-05 10:29
수정 2015-04-0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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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TV 드라마 등 자본주의 문화 접촉에 영향

북한의 신세대 사이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인 ‘동지’와 ‘동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5일 입수한 북한 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2월 27일 발행)는 ‘언어생활에서의 문화성과 언어예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젊은이들이 ‘동지’와 ‘동무’라는 표현을 생략하는 경향을 도마에 올렸다.

논문은 “지금 일부 사람들과 청소년들은 ‘동지’, ‘동무’라는 말은 회의나 공식적인 장소에서만 쓰고 여느 때는 ‘야, 자’ 하면서 거친 말을 하거나 심지어 윗사람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반말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조선말사전’은 ‘동지’를 ‘사상과 뜻을 같이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으로, ‘동무’는 ‘혁명 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대개 ‘동지’는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부를 때 쓰인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공식 매체에서 종종 ‘김정은 동지’로 불린다.

사회주의 국가의 주민들이 서로 동질감을 확인하는 용어인 ‘동지’와 ‘동무’가 북한 신세대의 입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얘기다.

평양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 30대 탈북자는 “북한 젊은이들이 남한 TV 연속극 같은 자본주의 문화를 접하면서 ‘동지’와 ‘동무’라는 말을 촌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화어학습은 ‘학생들이 지켜야 할 언어예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도 “서로 돕고 이끌며 한 형제처럼 생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학생들 사이에 서로 이름이나 사회적 직무의 뒤에 ‘동무’를 붙여서 부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친한 동무들 사이에 ‘동무’라고 하는 것이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의 두리에 하나의 사상과 의지로 일심단결된 우리 사회에서 낡은 관점과 태도로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동지’와 ‘동무’라는 말의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신세대의 언어생활을 단속해 사회 기강을 잡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에서 시장경제 확산으로 사회 변화가 진행되자 북한이 과거의 상징체계를 내세워 사회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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