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 교수 가족 두 번째 참석
22일 작별상봉으로 마무리된 1회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는 북한 내 ‘상류층’ 가족들이 상당수 등장해 관심을 끌었다. 1회차 상봉이 북측 가족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대체로 북한에서 ‘살 만한 처지’에 있는 가족들이 주로 행사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이번 행사에는 우선 서울대 출신의 김일성종합대학 수학과 교수로 ‘인민과학자’ 칭호를 받은 고 조주경씨의 가족들이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행사장에는 김책공업종합대학 수학과 교수로 중국 연수 경험까지 있는 조씨의 아들 철민(49)씨가 어머니 림리규(85)씨를 모시고 참석했다. 이들 가족은 조씨 생전인 2000년 상봉 행사에도 참여한 적이 있다. 상봉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가족은 어마어마한 행운을 누린 것이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출신으로 북한에서 오랫동안 의사 생활을 한 김남동(83·여)씨도 눈에 띈다. 북측 외삼촌 도흥규(85)씨를 만난 남측 조카 이민희(54·여)씨는 기자들에게 “외삼촌이 북한에서 군수나 시의원 정도를 지내신 듯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훈장이나 표창장을 받은 북측 가족은 부지기수였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금껏 상봉 결과를 보면 남측 요청으로 나온 북측 가족은 성분이 다양한 반면, 스스로 남측 가족을 찾은 북측 가족들은 대부분 출신 성분이 좋았다”며 “북한에서 안정된 기반이 있는 가족들이 주로 상봉 신청을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5-10-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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