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지고 해내겠다”…‘UDT 전설’ 마지막 통화

“책임지고 해내겠다”…‘UDT 전설’ 마지막 통화

입력 2010-03-31 00:00
수정 2010-03-31 17: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오늘 완전히 다 마치겠다.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나오겠다.실종 장병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내가 책임지고 해내겠다.”

 지난 30일 천안함 실종 장병을 찾으러 나섰다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 요원 고(故) 한주호(53) 준위가 바다에 들어가기 직전 동료 구조대원과 ‘마지막 통화’에서 UDT 최고참 요원으로서 책임감을 되뇌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숙연케 한다.
이미지 확대
서해 백령도 부근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다 순직한 한주호(53·준사관 41기) 의 염관식이 1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려 가족들이 오열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이언탁 utl@seoul.co.kr
서해 백령도 부근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치다 순직한 한주호(53·준사관 41기) 의 염관식이 1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려 가족들이 오열 속에 진행되고 있다.
이언탁 utl@seoul.co.kr


이미지 확대
구조작업중 사망한 한주호 준위가 지난 29일 성인봉함에 올라있는 모습. 백령도=정연호 tpgod@seoul.co.kr
구조작업중 사망한 한주호 준위가 지난 29일 성인봉함에 올라있는 모습.
백령도=정연호 tpgod@seoul.co.kr


이미지 확대
조국의 바다를 생각하며.. 지난 30일 오후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중에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고(故) 한주호 준위가 2009년 청해부대 1진으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됐을 당시 모습. <<해군 제공>>2010.3.31  진해=연합뉴스
조국의 바다를 생각하며..
지난 30일 오후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천안함 실종 장병 수색중에 순직한 해군 특수전여단(UDT/SEAL) 고(故) 한주호 준위가 2009년 청해부대 1진으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됐을 당시 모습. <<해군 제공>>2010.3.31
진해=연합뉴스


☞ [사진] 살신성인 故한주호 준위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UDT동지회 특임사업단 유호창(52) 부단장은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형(한 준위)이 어제 점심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오늘 내가 물에 들어가서 함수 객실을 전부 탐색하고 오겠다’고 했다”고 전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고인의 수도공고 1년 후배인 유 부단장은 한때 군생활까지 함께 한 인연 등으로 고인과 지금까지 ‘형님,아우’ 할 정도로 막역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한다.

 유 부단장은 “위험하게 왜 그럽니까.무리하지 마세요”라며 말렸지만 한 준위는 “통로가 확보됐으니 빨리 구조해야겠다.실종자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니 책임지고 해내겠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미지 확대
30일 오후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 천안함 실종자 구조 중 순직한 한주호(53) 준위의 아들 육군 1사단 소속 한상기 중위가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애써 울음을 참고 있다.
30일 오후 백령도 해상에서 침몰 천안함 실종자 구조 중 순직한 한주호(53) 준위의 아들 육군 1사단 소속 한상기 중위가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애써 울음을 참고 있다.


 민간 동지회원으로 수색작전에 나선 유 부단장은 숙소에서 점심식사를 했고 현역인 한 준위는 오전 작전을 끝낸 뒤 선상에서 식사를 하고 다시 바다에 뛰어들기 직전이었다.

 그는 “오늘 마치겠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는데 통화를 마친 뒤 2시간 지나고서 형이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루에 서너번 씩 물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인데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이 지극했다”고 고인을 기렸다.





 유 부단장은 고인이 부사관 시절 병사들을 따뜻하게 보살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포항에서 훈련하던 어느날 공중점프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중사이던 형님이 당직을 서면서 날 불렀다.병사는 쓸 수 없는 조그만 목욕탕에 들어가서 몸을 풀라고 하셨다”고 옛일을 떠올렸다.

 이어 “나는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뜨거운 물에 담갔더니 거짓말처럼 다리가 나았다.형님은 교관 생활을 오래 해 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인의 비운을 더욱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