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윤재옥 “바람이 내벼려 두지 않네”

퇴임 윤재옥 “바람이 내벼려 두지 않네”

입력 2010-09-08 00:00
수정 2010-09-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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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대 1기 수석 입학·졸업생으로 동기들 가운데 늘 선두를 달리다 7일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낙마한 윤재옥(49) 경기지방경찰청장이 8일 퇴임식을 갖고 30년의 경찰 생활을 마무리했다.

 윤 경기청장은 이날 오후 지방청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이렇게 황망하게 (경찰조직을) 떠날 줄 몰랐다”며 퇴임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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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례, 윤재옥 경기청장 퇴임식 8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윤재옥 경기지방경찰청장 퇴임식에서 윤 청장이 마지막으로 경례를 받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마지막 경례, 윤재옥 경기청장 퇴임식
8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윤재옥 경기지방경찰청장 퇴임식에서 윤 청장이 마지막으로 경례를 받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최근 경찰 수뇌부 인사와 관련해 “조직을 떠나면서 조그마한 낙서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직자로서 자중자애(自重自愛)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대와 비경찰대 출신 간 갈등으로 이번 인사에서 낙마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경찰대 출신 선두주자라는 자리에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며 “하지만 정도를 걸으려고 노력해왔고 한 치도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자가 말한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를 인용해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내버려 두지 않는다”며 후배 경찰들에게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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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경기지방경찰청장 퇴임식 수원=연합뉴스
윤재옥 경기지방경찰청장 퇴임식
수원=연합뉴스
경찰대와 비 경찰대 간 암투설 등에 대해 그는 “사실과 다른 개인의 명예를 실추하는 얘기로,다른 사람을 음해하는 일 따위는 우리 경찰에 없다”며 “불신의 눈길이 경찰조직을 향해 있다면 불행한 일이고 그 어두운 기운을 몰아내야 한다”고 후배 경찰들에게 당부했다.

 윤 청장은 그러나 “개인의 명예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공직자로서 자중자애해야 한다”면서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고 묘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부모와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를 전할 때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경기경찰청 직원들은 윤 청장의 퇴임사에 앞서 그의 발자취를 담은 15분짜리 동영상을 상영하고 기념패와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경기경찰 수뇌부와 직원 400여명이 참석했으며,아내와 함께 한 윤 청장은 퇴임식 중간중간에 눈물을 훔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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