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후진국에 나눔·베풂 늘릴 것”

“의료 후진국에 나눔·베풂 늘릴 것”

입력 2010-11-10 00:00
수정 2010-11-1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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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연세의료원장 “5년 후 에비슨 기금 2000억원 확보”

“세브란스병원 역사에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분이 계십니다. 바로 세브란스병원의 초석을 놓고, 이 땅에서 본격적인 의학 교육을 시작했으며, 간호 교육과 치과병원을 처음 시작한 올리버 R 에비슨 선생입니다. 그가 이 땅에 ‘세브란스 정신’의 초석을 놓은 만큼 이제 우리가 그 정신을 구현하는 데 앞장서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100년 전 우리가 받았던 수혜를 이제 의료 후진국에 베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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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연세의료원장
이철 연세의료원장
에비슨은 연세대의대 초대 학장이자 세브란스병원 초대 병원장을 지낸 우리나라 ‘근대 의학의 스승’. 그는 의료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의학 교육의 기틀을 닦았다. 이전에도 제중원을 통해 의학 교육이 실시됐지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의학 교육은 그로부터 시작됐다. 1900년 미국 클리블랜드의 부호 세브란스로부터 기부받은 돈으로 남대문 밖에 세브란스기념병원을 세웠으며, 우리말 의학 교과서 편찬은 물론 첫 간호사 교육과 치과병원 설립도 그의 업적이다.

연세의료원은 이런 에비슨의 헌신을 기려 2006년 ‘에비슨 교육기금’을 만들었다. 연세대 의대·치대·간호대생들의 의료 선교를 지원하고, 몽골 등 저개발국가의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 기금이다. 기금 창설 이후 지금까지 몽골, 우즈베키스탄, 케냐, 중국 등지의 의료인 100여명이 연수를 받고 현지에서 의료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금 확충이었다.

이철 의료원장은 “지금까지는 자체 예산에다 개별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따로 모금한 후원금을 보태 써왔는데, 이게 여간 어렵지 않았어요. 이런 가운데 연세의료원 발전위원회가 출범하고, 여기에 의료 선교 지원 분과위가 설치되면서 에비슨 교육기금을 확대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겁니다.” 이후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세대 동문은 물론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각계의 저명인사들이 흔쾌히 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최근 에비슨 교육기금 위원회가 주최한 자선골프대회에는 기업 CEO 등 사회 저명인사 7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으며, 이 행사에서만 2억여원의 기금이 마련되기도 했다. 연세대 미주동창회가 1000만 달러 모금에 나선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이철 의료원장은 “이제 기금 확충의 동력이 마련되고 있는 만큼 이 기금을 지원받는 해외 의료인과 학생들을 크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5년 후에는 기금 규모를 2000억원대로 확충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금으로 키워 의료를 통한 ‘베풂’과 ‘나눔’을 앞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11-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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