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동물방출, 생태교란 피해우려”

“무분별한 동물방출, 생태교란 피해우려”

입력 2011-05-15 00:00
수정 2011-05-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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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07년 45종 164만 마리 풀어놓아

꽃사슴, 왕우렁이, 산천어 등 동물을 무분별하게 자연에 방출하면서 갖가지 피해나 생태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 방상원 박사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07년 사이에 국내에서 이뤄진 99건의 방출사업 현황과 위해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15일 밝혔다.

방출종은 염소와 다마사슴 등 포유류 9종, 독수리와 청둥오리 등 조류 7종, 금붕어와 잉어 등 어류 14종, 두꺼비와 개구리 등 양서류 4종, 도롱뇽 등 파충류 3종, 동남참게와 나비 등 무척추동물 8종 등 모두 45종 164만여마리이다.

방출목적도 농가소득, 생물자원화, 관광자원화, 멸종위기종 복원, 생물다양성 증진, 종교적 방생 등으로 다양했다.

농가소득 목적으로 방목을 위해 전남 진도군 등 서남해안 50개 무인도 등에 방출된 염소는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섬에서 자생하는 고유식물을 마구 뜯어먹어 생태계 피해를 유발했다. 다도해국립공원사무소는 일부 섬에서 이들을 포획하기도 했다.

친환경 농법을 위해 제초용으로 들여온 왕우렁이도 논에서 실개천 등으로 나가 왕성한 식욕으로 습지식물을 마구 먹어치우는가하면 기생충으로 인한 호산성수막뇌염 발병까지 우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자원화를 위해 섬에 방출된 꽃사슴도 천적이 없는 상황에서 빠른 번식과 고유식물 섭식으로 회수 운명에 처해지기도 했으며, 하천에 방류된 산천어의 경우도 다른 어류와의 서식지 경쟁과 먹이경쟁 등 생태계 교란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 일대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나 생물다양성 증진 목적으로 경주국립공원에 방사된 고라니는 인근 농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했다.

종교적 방생용으로 자주 등장하는 자라의 경우는 직접적인 위해성은 없으나 대량으로 하천에 방류될 경우 작은 어류나 수생곤충을 잡아먹어 수중 생태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방 박사팀은 이처럼 자연에 방출된 동물들이 뜻하지 않는 피해나 위해성을 유발하는 것은 제도적 미비점과 더불어 눈앞 목적만 앞세우면서 이들 동물이 정착한 뒤 농가나 생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방 박사는 “현행 야생동ㆍ식물보호법에는 생태계 교란 야생동물이나 식물을 자연에 방출하는 것을 규제하고 있으나 이에 들지 않는 일반 자생종 등 방출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며 “안전한 방출계획 수립과 사후 위해성 관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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