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학생 변기 빠뜨린 과자 먹이고 인간장난감 취급

장애 여학생 변기 빠뜨린 과자 먹이고 인간장난감 취급

입력 2012-02-01 00:00
수정 2012-02-0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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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두배 세배 멍드는 장애학생들…학부모들 “통합교육 매몰돼 현실파악 못해”

“우리 딸이 뇌병변 1급 장애인이라 표정 조절이 잘 안 돼요. 그러다 보니 반 친구들이 ‘네가 쳐다보면 기분 나빠’라고 면박을 줬대요. 결국 한 학생이 반 아이들에게 ‘앞으로 저 X신은 무시해라’라고 쪽지를 보냈대요.”

서울 금천구에 사는 정모(45·여)씨의 딸(14)은 현재 일반 학생들이 다니는 중학교에 다닌다. 정씨는 딸이 초등학교 5~6학년 때 당한 ‘왕따’ 경험을 얘기하며 몸을 떨었다.

정씨는 “쪽지 사건 이후 따돌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서 “딸이 아예 투명인간 취급을 받아 친구들에게 어떤 도움을 요청해도 ‘내가 네 종이냐?’는 답만 돌아온다고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중랑구에 사는 권모(43·여)씨의 아들(13)은 1급 정신장애를 갖고 있다. 권씨는 “아이들이 우리 아들을 ‘인간 기능을 하는 장난감’쯤으로 생각하듯 괴롭히는 걸 아주 재미있어한다”고 하소연했다.

권씨에 따르면 아이들은 선생님 눈을 피해 주로 쉬는 시간에 권씨의 아들을 괴롭혔다.

앉아 있을 때 뒤에서 발로 차고 연필로 찌르기가 일쑤였고 복도를 지날 땐 이유없이 어깨로 툭 쳐서 넘어뜨리거나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재작년부터는 옆에 또래 아이가 오기만 해도 기겁을 했다고 한다.

이렇듯 장애인 학생에 대한 학교폭력이 상상외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학부모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지각 능력이 부족한 장애아에 대한 학교폭력은 보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천구 장애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A(14)양이 초등학교 때 당한 일이 아직도 회자하고 있다.

지적장애 2급인 A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또래 여학생 4~5명이 이끄는 대로 화장실에 들어갔다.

친구들은 A양에게 화장실 변기에 담긴 변을 가리키며 먹으라고 시키고는 자기들끼리 키득거렸다. 친구들이 시킨 대로 따른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은 A양에게 가슴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을 둔 김모(47·여)씨도 걱정이 많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수련회에 갔다가 친구들이 변기에 넣었다 뺀 과자를 주면서 먹으라고 하니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먹었대요. 이 얘기를 다른 학부모한테 전해들으면서 어찌나 참담하던지…. 중학교에 올라가면 애들이 더 짓궂게 놀려먹을 거 아니에요”라며 걱정했다.

장애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폭행이 형사사건으로 번진 예도 있다.

동작구에 사는 B(12)군은 자폐성 1급 장애인으로 올해 일반 초등학교 3학년에 올라간다.

B군의 어머니 김모(42·여)씨가 아들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때는 지난해 4월이었다. 항상 다니는 길의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발걸음을 멈추며 불안해했고 누구라도 보면 숨으려 하는 것이다.

증상이 계속되자 김씨는 지난해 12월 학교 보조교사에게 영문을 물었고, 보조교사는 학교 특수교사가 B군을 1년간 폭행해왔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보조교사가 전한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특수교사가 주로 B군을 폭행한 장소는 학교 화장실이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문을 닫고 미리 준비한 매로 마구 때렸다는 것이다. 보조교사는 이 모습을 화장실 문 틈새로 엿봤다고 했다.

김씨는 “아이의 몸에 멍이 생겨도 ‘어디 가서 부딪혔겠지’ 생각했다”며 “가장 믿는 곳이 학교였는데…. 지금은 일반학교든 특수학교든 아무 데도 아이를 못 맡기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결국 특수교사를 경찰에 고소했고 현재 사건은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통합교육’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통합교육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2010년 7월 취임하면서 주창한 것으로 장애학생들을 특수학교에 진학시키는 대신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에서 교육하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한 학부모는 “현재 통합교육은 장애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일반 아이들에게도 장애아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중랑구에 사는 이모(43·여)씨는 “’나중에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일반학교를 택했다”며 “하지만 이젠 아이들에게 ‘장애인은 우리와 같이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만 심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아이들과 함께 앉아 알아듣지도 못하는 수업을 듣고 있으면 뭐 하느냐”며 “장기적으로 장애학생에 대한 직업 재활 교육 같은 게 필요한데 현재 교육당국은 ‘통합’이란 말에만 매몰돼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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