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장 과수원 피해 커, 침수피해는 적어2000년 발생한 쁘라삐룬과 유사
초강력 태풍 볼라벤이 전국을 할퀴고 있다.특히 사상 5번째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태풍의 위력에 강풍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8일 낮 12시 13분 광주 서구 유덕동의 한 주택 방 안에서 임모(89·여)씨가 벽돌 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려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선 오전 11시 10분께 전북 완주군 삼례읍 W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아파트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날린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숨졌다.
오전 8시 5분께에는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모 아파트 단지 부근에서 고등학생 이모(18)양 등 2명이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에 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일대를 지나가던 차량 1대도 나무에 깔려 운전자 김모(43·여)씨가 다쳤다.
전남 구례군 구례읍 교차로에서는 구례경찰서 소속 전경 3명이 도로를 치우다가 강풍에 날아온 철제 부속물에 맞았다.
완도군 완도읍 망남리 앞 해상 전복 가두리 양식장 35ha가 완전히 파손되는 등 수산 양식장과 과수원, 시설 하우스 등에서도 강풍 피해가 발생했다.
강한 바람은 전기·통신시설도 마비시켰다.
오전 10시 현재 전국에서 214건의 정전이 발생, 71만2천24호가 5분 이상 전기 공급이 끊겼다. 정전가구는 20만 가구에 육박했다.
이동통신 기지국 17곳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7곳은 전송로가 단선돼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일반전화 등 장애가 잇따랐다.
호우보다는 강풍의 위력을 선보인 볼라벤은 2000년 큰 피해를 줬던 ‘쁘라삐룬’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완도의 순간 최대풍속은 국내에서 태풍이 일으킨 바람 가운데 다섯 번째로 강한 초속 51.8m를 기록했다.
2000년 8월 23일~9월 1일 발생한 쁘라삐룬은 흑산도에서 역대 2위인 초속 58.3m의 바람을 일으켰다. 역대 1위는 2003년 9월 12일 ‘매미’ 때 제주에서 기록한 초속 60.0m이다.
두 태풍은 서해를 따라 북진, 일반적으로 진행방향의 오른쪽이 ‘위험 반원’인 태풍의 특성상 큰 피해를 안겼다.
쁘라삐룬은 역대 7위인 2천520억원의 재산피해를 남겼으며 볼라벤도 현재로선 피해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역대 가장 많은 재산피해가 난 태풍은 2002년 루사(5조1천400여억원), 매미(4조2천200여억원), 올가(1조400여억원) 등이었다.
광주지방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중심기압, 진로, 바람의 세기 등에서 쁘라삐룬이 볼라벤의 비교 모델이 되고 있다”며 “그때와 같은 피해가 나지 않으려면 피해예방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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