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실종 여성’ 용의자 체포 순간

’군산 실종 여성’ 용의자 체포 순간

입력 2013-08-03 00:00
수정 2013-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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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실종 여성’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정 모(40) 경사는 전북과 강원, 대전 등 전국을 떠돌며 여드레 동안 신출귀몰한 도주 행각을 벌였지만 20년 경력 베테랑 경찰관의 눈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여경찰서 백강지구대 소속 이희경 경위가 정 경사를 처음 발견한 것은 2일 오후 6시 10분께.

전날 근무를 하고 비번이던 이 경위는 사복차림에 자전거를 타고 충남 논산시 취암동 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때 10m가량 앞에서 모자를 쓴 남성이 자전거를 끌고 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상한 느낌이 든 그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남성을 앞질러가면서 슬쩍 뒤를 돌아보자 수배 전단에서 익히 봐왔던 얼굴이 드러났다.

선글라스를 끼고 모자까지 썼지만 한눈에 정 경사를 알아봤다.

이 경위는 “군산과 논산은 가까워서 정 경사가 논산 쪽으로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수배 전단에서 정 경사의 턱이 움푹 들어간 모습을 보고 검문을 하게 되면 턱 부분을 잘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정 경사가 PC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이 경위는 곧바로 자신이 과거에 근무했던 논산지구대에 신고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이 경위는 급히 달려온 논산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과 함께 PC방 한 쪽 구석에 앉아 인터넷을 하고 있던 정 경사를 발견했다.

이들이 정 경사에게 다가가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자, 그는 “없다. 나가서 얘기하자”고 짧게 말했다.

이 경위 일행이 “군산 정 경사가 맞냐”고 재차 묻자,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 표정으로 “맞다”고 말했다.

이어 체념한 듯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내밀었다.

여드레간 경찰의 추적을 피해 다녔던 정 경사는 도피 생활에 지친 듯 순순히 검거에 응했다고 이 경위는 전했다.

검거 당시 정 경사는 검은색 바지에 등산화를 신고 파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었다.

조사 결과 정 경사는 논산시외버스 터미널 인근 여인숙에서 사흘 동안 머물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비번임에도 이희경 경위는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며 침착하게 용의자를 뒤쫓았다”면서 “이 경위의 빠른 대응으로 자칫하면 장기화할 뻔한 사건의 용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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