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볼트 사용’…경찰 물탱크 업체 진술 확보

‘부적격 볼트 사용’…경찰 물탱크 업체 진술 확보

입력 2013-08-04 00:00
수정 2013-08-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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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울산시 남구 SMP(삼성정밀화학과 미국 MEMC의 합작법인)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신축현장 물탱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물탱크 제작업체로부터 “고장력 볼트가 아닌 일반 볼트를 다수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수사본부를 구성한 울산 남부경찰서는 이날 “물탱크 제작업체인 다우테크 관계자 3명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면서 “이들이 물탱크 제작에 필요한 고장력 볼트 대신 국산 또는 중국산 일반 볼트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대형 물탱크(지름 10.5m, 높이 17m)는 탄소강(Carbon Steel) 소재의 철판 400여 개를 지름 12㎜, 길이 27∼40㎜의 고강도 볼트 4만여 개로 조이면서 잇대는 ‘볼티드 탱크(bolted tank) 공법’으로 제작됐다.

그동안 이 ‘지름 12㎜짜리 볼트’가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1천400t의 물을 담아두려면 고강력 볼트로 엄청난 수압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하는데, 인장강도(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저항해 원형을 지키려는 힘)가 기준에 못 미치는 일반 볼트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앞서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는 시공사 삼성엔지니어링이 사고 직후 실시한 자체 원인 조사를 통해 ‘일반 볼트가 사용됐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하도급받아 물탱크를 직접 제작한 업체가 스스로 일반 볼트 사용을 자인한 것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장력 볼트와 일반 볼트의 개당 단가는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800원까지 차이가 난다는 진술을 받았다”면서 “전체 4만여 개의 볼트 가운에 이런 일반 볼트가 얼마나 쓰였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우테크와 이 업체에 물탱크 제작을 맡기면서 부품 검수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 책임자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볼트 부품 시험성적서를 확보해 제대로 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 측은 “물탱크에 사용된 볼트가 실용신안을 받았다는 이유로 다우테크 측이 시험성적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실시한 SMP, 삼성엔지니어링, 다우테크 등 3개 업체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와 관계자 진술이 어긋나는 부분이 없는지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달 중순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볼트·철판에 대한 재질과 강도 감식 결과가 나오면 그동안 수사 결과를 종합해 관계 업체와 책임자를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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