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정예 항공구조사들, 세월호 현장 ‘깜깜이 출동’

해경 정예 항공구조사들, 세월호 현장 ‘깜깜이 출동’

입력 2014-08-13 00:00
수정 2014-08-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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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몇 명 탔는지, 객실에 승객 있는지 몰랐다”정예 항공구조사들도 선내 진입 훈련 경험은 없어

해경의 정예 항공 구조요원들이 세월호에 몇 명이 탑승한지 조차 모르고 ‘깜깜이 출동’을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13일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헬기를 타고 출동한 항공 구조사들을 불러 증인 신문을 했다.

지난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항공 구조사는 엄격한 이론, 실기시험을 거쳐 선발된 요원으로 해상 사고 시 헬기를 이용한 구조 임무를 맡는다. 증인들은 511호와 512호 헬기에 나눠 타고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다.

팀장인 박모(45)씨는 “왜 선내에 진입해서 승객 구조를 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선내 상황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다수의 승객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출동 당시 정보는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다는 게 전부였다고 박씨는 증언했다.

현장에 있던 목포해경 123정, 승무원, 구조된 승객들로부터도 승객들이 객실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힌 박씨는 “선내에 승객들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항공구조사 김모(35)씨도 “여객선에 몇 명이 탔는지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데 누가 알려주지 않더라도 물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구조활동을 하는 일반인 승객에게 물었더니 손가락을 대여섯개 펴보였다”며 수백명이 배에 탄 사실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선박 진입이나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 사고에 대한 훈련은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항공구조사 권모(35)씨도 현장 구조 활동 중 정보나 구조계획 변경 내용 등을 전달받을 수 있느냐고 묻자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변했다.

권씨는 “항공구조사(제도)가 국내에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도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가장 우선적인 것은 통신장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헬기 탑승 요원들도 “승객들이 해경에 의해 구조될 줄 알았다”는 승무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 12일 증인으로 출석한 목포해경 123정 승조원들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항공구조사들은 “퇴선조치가 없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책임을 (해경에) 미루는 것은 맞지 않다. 퇴선 명령이나 방송만 있었다면 상황은 더 좋아졌을 것”이라며 승무원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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