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여부 논의할 예정이라던 자문위원회 취소
대통령을 풍자해 논란이 된 작품 전시가 유보되면서 시작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파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파행에 책임을 지고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재단 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21일에는 전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위원회의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19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21일 재단 회의실에서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 자문위원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자문위원장이 회의 취소를 통보했다.
자문위원장인 강연균 화백은 재단 측에 전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자문위원회의는 의미가 없어 회의를 열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원회의에는 문화예술계와 시민단체 대표, 학계 등 전문가 23명이 참석해 논란이 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 전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애초 9월 16일 열릴 대토론회에서 여론을 수렴해 전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먼저 수합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했다가 다시 닭으로 수정한 그림을 전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대토론회가 열리는 16일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앞서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연휴기간 긴급 자문위원회의를 열었으며 6명의 위원이 참석해 작품 전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위원회의가 취소됨에 따라 ‘세월오월’ 전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참여작가들이 전시 유보에 항의해 작품을 철거하거나 작품 위에 검은 천을 두르는 등 퍼포먼스를 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작가들의 반발도 거세게 일고 있다.
비엔날레 2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프로젝트가 정치문제로 비화하면서 행사를 주최한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인 윤장현 광주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한 미술인은 “’시비가 부담되는 비엔날레 특별전에 정치적 성향의 그림이 걸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가 다시 말을 번복하고 비엔날레재단 전문가에게 결정하라고 미루는 모양새가 과연 진정한 시장의 모습인지 묻고 싶다”며 “윤장현 시장은 지도자답게 자신의 뜻과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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