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있던 100년 전 보물 ‘식물표본’ 450점 돌아왔다

독일 있던 100년 전 보물 ‘식물표본’ 450점 돌아왔다

입력 2015-04-26 11:11
수정 2015-04-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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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관 수도원 국립수목원에 기탁 “식물연구 시작전 표본 학술적 가치 크다”

국내 식물 연구가 시작되기 훨씬 전인 100년 전에 한반도에서 채집된 식물 표본 수백 점이 국립수목원에 기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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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있던 100년 전 보물 ’한국 식물표본’
독일에 있던 100년 전 보물 ’한국 식물표본’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이 국립수목원에 맡긴 100년 전 국내에서 채집한 식물표본. 1913년 독일인 신부가 채집한 뒤 본국으로 가져가 그동안 독일의 한 수도원에 보관돼 있다가 국내로 돌아왔다. 왼쪽부터 한라꽃창포, 참식나무, 실부추, 큰반쪽고사리.
연합뉴스
대부분 국내에 없는 표본들로 국내 식물 연구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목원 측은 “국내 식물 연구가 시작되기 훨씬 전 채집된 표본이어서 학술적으로 매우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26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독일인인 안드레 에카르트(Andre Eckardt) 신부는 1913년 북한 원산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그는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식물을 채집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식물을 채집해 본국으로 보내면 선교활동에 필요한 돈을 지원해 줬다.

안드레 신부는 채집한 식물 표본을 갖고 귀국했다.

그는 뮌헨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한국학의 아버지’로 불린다고 수목원은 전했다.

그리고 100년 만인 2013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는 수도원에서 안드레 신부가 만든 표본 460점을 발견했고 10점만 남기고 한국 성 베네딕도회 본관인 경북 칠곡의 왜관 수도원으로 표본을 보냈다.

도화지 한 장마다 잘 건조된 식물 한 점이 붙어 있고 채집 시기와 지역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왜관 수도원 측은 한눈에 봐도 학술적 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 2014년 국립수목원에 연락했다.

수목원 박사들이 수도원으로 가 살펴보니 금강산에서 채집한 ‘금강초롱꽃’ 등 연구 가치가 충분한 표본으로 가득했다.

학명이 붙기 전 마을에서 불리던 식물 이름 등도 한글로 기록돼 있었다.

표본 가운데 ‘실부추’는 당시 경기도 수원에서 채집됐지만 현재 이 지역에서 발견되지 않는 식물이다. ‘큰반쪽고사리’는 기록만 남아있을뿐이다.

국내 식물 연구는 6·25 전쟁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880년대부터 유럽인과 일본인이 국내에서 식물을 채집했지만 대부분 본국으로 보내거나 가져가 국내에 남아있지 않다.

안드레 신부가 채집한 식물의 표본이 귀한 이유다.

수목원 측은 왜관 수도원에 부탁해 독일에 있는 나머지 10점도 기탁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립수목원과 왜관 수도원은 28일 기탁 협약식을 연다.

수목원 관계자는 “표본은 식물 연구의 기초”라며 “1950년 이전 식물 표본은 국내에 거의 남아있지 않아 조선왕실의궤 반환만큼이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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