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통’ 국산 막걸리, 알고 보니 수입쌀도 썼다

‘90년 전통’ 국산 막걸리, 알고 보니 수입쌀도 썼다

입력 2015-08-18 13:36
수정 2015-08-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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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입쌀 원산지 허위표시 주류업체 등 18곳 적발

수입쌀을 원료로 쓰면서 국산 쌀을 사용한 양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유명 막걸리 제조업체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수사단(단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값싼 수입쌀을 원료로 가공식품을 제조하고는 쌀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허위 표시한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18개 업체를 적발, 대표이사 등 업체 관계자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는 수십 년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전통주 제조업체, 인기있는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이름을 알린 업체 등까지 포함됐다.

경북지역의 주류업체 A사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가격이 저렴한 미국산 수입쌀을 국내산 쌀과 혼합해 막걸리를 제조하고는 원산지를 ‘백미(국내산)’으로 표시, 막걸리 60만병(5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A사는 과거 정부로부터 지역 대표 주류로 선정됐고, 쌀 가공산업 육성 공로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은 업체다.

강원도 지역 주류업체 B사는 작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된 쌀만으로 동동주를 제조하고도 국내산 쌀만 쓴 것처럼 원산지를 허위 표시해 제품 29만병(2억3천만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사의 동동주는 공중파 방송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한때 유명해지기도 했다.

유명 격투기대회를 후원하기도 한 경남지역 주류 제조업체 C사도 값싼 미국산 수입쌀과 국내산 쌀을 혼합해 막걸리를 제조한 뒤 인터넷 홈페이지에 ‘순수 우리쌀 100%’로 원산지를 표시, 막걸리 26만병(2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로 적발됐다.

검찰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이후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으면서 외국산 쌀을 국내에 5% 저율관세로 매년 일정량 의무수입함에 따라 값싼 외국산 쌀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키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쌀 의무수입물량 유통 경로를 확인하고서 식품의약품안전처·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 단속반을 편성, 전국의 쌀 가공식품 제조업체 40여곳을 대상으로 단속 활동을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지명도가 매우 높은 업체들조차 수입산인 원료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품을 판매하는 실태가 확인됐다”며 “저율관세로 수입되는 외국산 쌀이 부정하게 사용돼 국내 쌀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관계당국과 공조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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