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화공과’ 적혀… 2001년 액자 처리, 학생들 창고에서 찾아 기념사업회 기증
6월 민주항쟁의 주역인 고 이한열 열사의 혈흔이 묻은 깃발이 철거가 예정된 건물 창고에 15년여간 방치돼 있다가 뒤늦게 발견돼 이한열기념관의 품으로 돌아갔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열사의 피가 묻은 깃발이 건물 철거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다가 연세대 학생 정우민(왼쪽)씨 등에 의해 가까스로 발견됐다. 정씨가 지난달 7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액자 안의 깃발을 들고 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붉은 천 위에 금색 글자가 새겨진 깃발 아래 동판에는 ‘87년 6월 9일 피 흘리는 이한열 열사를 감쌌던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깃발, 2001년 6월 9일 제작, 87년 화공과 깃발의 보존을 위한 특별위원회’라고 적혀 있다. 핏자국처럼 보이는 검붉은 자국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정씨와 강씨가 발견한 천이 바로 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숨진 1987년 6월 9일 화공과 학생들이 전두환 정권 규탄 시위 현장에 들고 나간 학과 깃발이다.
이 열사를 기리기 위해 2001년 화공과 졸업생과 재학생 20여명이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영구 보존을 목적으로 이 깃발을 액자 형태로 테두리 처리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철거를 앞둔 건물 캐비닛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5-09-14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