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정 국사교과서’ 썼던 교수들도 찬반입장 갈려

과거 ‘국정 국사교과서’ 썼던 교수들도 찬반입장 갈려

입력 2015-10-18 10:54
수정 2015-10-18 10: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일부 국정 집필거부 선언…이명희 교수는 ‘교과서 좌편향’ 주장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논란에 관해 견해를 밝힌 교수 중에는 과거 국정 교과서를 직접 집필한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2011년 검정 체제로 완전히 바뀌기 직전의 국정 교과서는 7차 교육과정에 따라 2002년 초판이 발행된 고등학교 ‘국사’와 중학교 ‘국사’ 교과서다.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전근대사를 주로 다뤘고, 2003년에 검정체제로 발행된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으로 신설됐다.

2002년 발행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연구진 20명과 집필진 22명이, 중학교 교과서에는 연구진 20명과 집필진 12명이 각각 참여했다.

연구진은 대학교수, 교사뿐 아니라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 국가기관의 전문가로 꾸려졌고 집필진은 거의 교수와 교사로 구성됐다.

중학교 교과서는 교수가 대부분이고 고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교수와 교사의 인원이 비슷하다.

고등학교 교과서 집필진 중 김도형 연세대 사학과 교수와 중학교 교과서를 집필한 양정현 부산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최근 국정화 반대를 선언한 교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교수는 지난 13일 동료 사학과 교수들과 함께 정부의 국정화 방침을 ‘정치적 계산’이라며 비판했고 양 교수도 15일 부산대 역사 관련학과 교수들이 발표한 국정화 반대 성명에 동참했다.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집필진이었던 박찬승 한양대 교수도 이달 12일 페이스북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있을 수 없다”며 “역사교과서는 ‘정설(定說)’, ‘통설(通說)’ 혹은 ‘다수설’에 기초해서 쓰이는 것이지, ‘올바른 설(正說)’에 의해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고교 국사 교과서 집필진에 참여한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현행 검정 교과서들의 ‘좌편향 논란’을 부각하는 대표적인 학자다.

이 교수는 지난달 25일 자유경제원이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우남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에서 가장 심하게 매도되고 폄훼되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라”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국 고교가 가장 많이 채택한 미래엔교과서를 거론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반(反)통일, 독재체제 등 부정적인 서술이 많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2013년 친일·독재를 미화했다는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적인 집필자다.

과거 국정 역사교과서를 함께 만들었던 교수들이 대립한 태도를 보인 셈이다.

대학교수들의 국정 교과서 참여 거부가 잇따르면서 국사편찬위원회가 다양한 시각을 갖춘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집필진 참여 거부 움직임에 대해 “’친일·독재 미화’라는 의구심을 주된 의견으로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그런 것이 없으리라고 확신이 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