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 최유정변호사 투자사기 업체서 고수익…檢 유착의혹 수사

‘전관’ 최유정변호사 투자사기 업체서 고수익…檢 유착의혹 수사

입력 2016-05-10 11:38
수정 2016-05-1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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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숨 투자 10%대 수익·사무장도 팀장 출신…회사는 폐업·2천여명 피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형사 사건을 맡아 부당한 변론을 한 혐의로 체포된 최유정(46) 변호사가 투자사기 업체에 투자해 고수익을 챙기는 등 유착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와 검찰이 수사 중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1천300억대 투자사기로 회사 관계자들이 줄줄이 기소되고 회사는 결국 폐업한 이숨투자자문 사건에서 ‘투자자’로 이름이 등장한다.

이 회사 실질대표 송모(40)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해외 선물에 투자하면 3개월 뒤 원금을 보장하고 매달 2.5%에 이르는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 2천772명에게서 총 1천381억6천여만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기소됐다.

회사 측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계약 현황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직접 증권사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100여명이 등장한다. 최 변호사의 이름도 여기에 포함됐다.

최 변호사는 지난해 7월 한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고서 1억원을 예치해 2개월간 1천5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건은 정상적인 해외 선물투자로 운용돼 언뜻 사기 사건과 직접적인 관계를 찾기 어려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숨 측이 더 많은 투자자를 모으고자 정상적인 사업으로 비치게 할 목적으로 극히일부 사례에 한해 정상적인 투자 건을 남긴 게 아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눈속임’ 목적의 거래에 참여해 수익을 올린 점 등에 비춰 검찰은 이숨 측과 최 변호사의 유착 관계가 깊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숨투자자문은 지난해 투자사기 혐의로 검찰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임원들을 체포하는 등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직원들을 퇴사 처리하고 문을 닫았다.

최 변호사의 주변 인물들도 이숨 사건과 밀접한 연관성이 드러났다.

최 변호사가 정운호 대표와 접견 과정에서 수임료 문제를 놓고 폭행 사건에 휘말렸을 때 최 변호사를 대신해 정 대표를 상대로 한 고소 사건을 경찰에 제출한 이모씨는 이숨투자자문의 이사였다.

최 변호사와 자칭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하는 이씨는 최 변호사 대신 정 대표를 접견해 사건 해결을 요구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경찰관을 데리고 교도소를 찾아 수감 중인 정 대표에게 합의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씨의 측근이자 최 변호사의 사무장인 권모씨도 이숨투자자문에서 팀장급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숨 실질대표 송씨가 구속됐을 당시 권씨는 교도소에 수감된 송씨를 수차례 접견해 사태 해결 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씨는 최 변호사와 함께 9일 오후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가 3일 최 변호사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하기 전 컴퓨터 하드디스크 포맷, 수임 관련 자료 폐기 등 증거인멸 과정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정 대표와 송 대표 등의 사건을 변론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부분이나 위법행위가 있는지 수사 중이다.

일단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다. 최 변호사는 송 대표에게서 20억원대 수임료를 받고 실제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전화 변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변호사는 모 부장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송 대표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판사는 단호히 전화를 끊었고 ‘전화 변론’은 실패했다. 재판부는 송씨에게 지난달 4일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최 변호사와 이숨 측의 유착 관계까지 드러난다면 사건은 이숨 측의 ‘사건 무마 로비’ 의혹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체포 시한인 11일 오후께 최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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